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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習 ‘영구집권의 길’ 공고화...美와 신냉전 구도 가속화 예고 [中 당대회 개막, 시진핑 3기]
20차 당대회 개막식 104분 업무 보고
“대만 무력통일 배제안해...외세 분열” 경고
‘안보’ 50회 언급...美와 ‘기술 전쟁’ 의지도
전랑외교 선봉장 맡는 왕이...강경외교 전망
부패 척결 드라이브 권위주의 통치 강화
최고지도부 상무위에 최측근 대거 포진될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집권 3기를 여는 대관식 성격의 당 대회 개막식에서 미국의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시사함에따라 ‘신냉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최고조 상황에 놓인 가운데서도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 통일이란 과업을 무조건 이룩할 것이란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香港)’ 기조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인권 등을 고리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과 압박을 강화 중인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강공(强功) 일변도의 외교 정책을 구사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도 시 주석은 3연임을 확정함으로써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 지도자 반열에 공식적으로 오르는 동시에, 영구집권으로 가는 길을 공고히 해줄 충성파로 차기 5년을 이끌 중국 지도부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대만 통일 무력 사용 배제 안 해”=시 주석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2296명의 당 대회 대표(대의원) 앞에서 104분 동안 행한 업무보고를 통해 미국의 외교·군사적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시 주석은 “다른 국가가 중국 국내 정치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하며, 냉전적 사고방식과 이중 잣대를 단호히 배격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을 ‘패권 경쟁’ 상대로 보고 외교·군사·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을 비판할 때 자주 쓰던 표현들이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미국과 외교적으로 가장 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만·홍콩 문제를 콕 집어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과업으로 꼽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무력 사용 대상을 “외부 세력의 간섭과 분열 활동”이라고 명시했다. 무기 판매 확대·대만 방어 약속 등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미국을 향해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전랑외교, 더 강하고 정교해질 듯=이날 시 주석이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도 ‘안보’로 총 50회가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식량 공급망 불안 속에 첨예화되고 있는 미국과 ‘기술 전쟁’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실질적 힘인 군사력을 기르는데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력 건설을 가속화하고, 전략적 억제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실전화한 군사훈련을 심도 있게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인 2027년까지 군 현대화를 완료한다는 기존 목표에 대한 재확인”이라고 평가했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공세적 외교 정책인 ‘전랑외교’도 시진핑 3기 들어 보다 강력하고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가까이 중국 외교를 책임져온 양제츠(楊潔 ·72)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은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 자리를 ‘전랑외교’를 선두에서 지휘해 온 왕이(王毅·68)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대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토니 세이치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는 “왕 부장이 양 정치국원의 뒤를 이어 외교정책을 총괄한다면 외교정책은 더 강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사상 명문화...검열·최측근 전면 배치 강화=시진핑 3기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란 통치 철학이 ‘시진핑 사상’으로 명문화되면서 시진핑 유일 지도 체제가 확립되고, 이를 뒷받침할 권위주의적 통치가 강화될 전망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TV가 제작하는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가 시 주석에 대한 젊은층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중국 국가주의를 선동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패와의 전쟁’이란 명목하에 반대 세력에 대한 숙청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편, 당 대회 폐막일인 22일엔 20기 당 중앙위원 명단이 공개되면서 시 주석의 3연임이 사실상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당 대회 폐막일 다음 날인 23일 열릴 제20기 당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는 ‘류링허우(六零後·60년대 출생)의 기수’인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陳敏爾·62) 충칭시 당서기 등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들이 상무위원회에 새롭게 진입해 시 주석의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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