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건전성 훼손 제한적

정부 규제 가능성도 낮아

대신證 “6.1~8.8% 기대”

한은 빅스텝…‘고리대’ 받게 된 은행들 고배당 가능할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은행주에 대해 시장의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에 순이자마진(NIM) 확대 기회이지만 대출 부실이 늘어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올해 배당정책도 달라질 수 있다. 증권가들은 아직 예년 수준 이상의 배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통상 금리 상승은 은행주에 호재다.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4%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3분기 실적에서도 이자이익 개선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은행주는 약세를 보였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주 전망을 어둡게 하면서다. 특히 저원가성 수신인 요구불, 수시입출식 예금에서 고원가인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조달금리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가계 일반대출은 감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 금융부문 민생안정대책 발표 등에 따른 규제 우려도 더해졌다.

투자자들은 과거 경기 침체기 때처럼 은행들의 건전성이 훼손될까 우려하고 있다. 신용위험 증가, 대손비용률 상승, 자본비율 하락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염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기초체력이 달라졌기 때문에 내년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은 2023년 타업종 대비 양호한 실적으로 과거와 달라진 펀더멘털을 증명할 것이다. 높아진 은행들의 기초체력에도 불구하고 현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과거 위기 시기보다 낮은 0.36배(카카오뱅크 제외 시 0.33배)”라며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밝혔다.

은행주의 강점인 배당 역시 양호할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4대 금융지주의 올해 배당수익률을 6.1~8.8%로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당의 자율성에 무게가 높아지며 이익 증가와 배당성향 상향에 따른 주당배당금(DPS) 증가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현물배당이 아니더라도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신한지주를 필두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높은 금융지주들의 자사주 매입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