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고열·고압 견디는 무기 재료
세계 최초 센서 장착 솔루션 개발
실시간 모니터링...사용주기 효율화
에너지 절감·인명사고 예방효과도
글로벌 철강업체와 본격 협업 추진
엑셀로의 IRS 내화물이 장착된 테스트용 고로. 내화물의 온도, 상태, 에너지 손실률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엑셀로 제공] |
“‘내화물(耐火物)’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국내 1조원, 글로벌로는 4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철강, 발전, 유리, 시멘트 등 고온·고압의 극한 환경을 견뎌내야하는 설비가 들어가는 모든 산업이 우리의 타깃이다.”
‘내화물’은 고온에서 용해되지 않고, 고열에 견딜 수 있는 무기재료를 말한다. 고로, 소각로 등 고온의 열처리를 필요로 하는 산업에 필수요소이며 80% 이상이 철강산업에 주로 사용된다. 고로나 래들, 대탕도 등 설비의 내부에 블록 방식으로 설치돼 최대 1600℃에 달하는 쇳물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화물이다.
박성재 엑셀로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화물 시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지난 2017년 엑셀로를 창업한 박 대표는 내화물 모니터링 시스템인 ‘IRS(Intelligent Real-time System) 솔루션’ 개발에 성공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IT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박 대표는 국내 최대 내화물 제조사의 1차 협력사에서 근무하며 기존 내화물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지난 수십년 간 내화물 업계는 물성이나 강도 등 성능 향상에만 포커스가 맞춰졌었다.
반면 내화물의 내부에 자체 개발한 센서가 내장된 IRS 솔루션은 내화물의 온도, 침식 상태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전 세계 내화물 시장에서 이같은 기술을 완성한 곳은 엑셀로가 유일하다. 특히 일반 벽돌 형태부터 최대 1.5m까지 내화물의 폭과 크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어떤 설비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박성재 대표 |
박 대표는 “내화물은 사용 중 일정 정도 침식이 되거나 손상이 생기면 그때그때 교체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산 설비가 고온을 견디지 못해 파손이 생기게 된다. 지금까지는 내화물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할 수 없어 충분히 더 사용할 수 있는데도 내화물을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만 해도 연간 사용되는 내화물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IRS 솔루션을 활용하면 잔여 사용기간 체크는 물론 손상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이같은 비효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IRS 솔루션의 경쟁력으로 최근 산업계의 최대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내화물의 사용 주기를 최대한 효율화해 불필요한 설비 교체를 막을 수 있다는 것. 설비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고로 등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막아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고온의 설비를 작업자가 육안 등으로 직접 검사하며 발생했던 인명 사고의 위험까지 차단할 수 있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우려에서도 자유로울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IRS 솔루션은 이미 국내 메이저 철강업체에서 고로, 대탕도 등 설비에 실제 장착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인 실적 쌓기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OCI, SK에코플랜트 등과 국내 대기업과 비즈니스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글로벌 최대 고로 설비 생산업체인 룩셈부르크 폴 워스(Paul Wurth)사에서도 기술 검증이 마무리 돼 본격적인 협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철강생산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의 유럽 자회사 수 곳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IRS솔루션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IRS솔루션은 단순히 내화물과 고온 설비의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 산업 생산공정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능케하는 툴이다. 전 세계 어느 업체도 성공하지 못한 센서 내장 내화물의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 부각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