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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100달러짜리 웨딩드레스 72년째 대물림…‘이 가족’의 사연
72년 전 100달러에 구입한 웨딩드레스(왼쪽)와 아델이 1950년 9월 결혼식 당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 [ABC7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이 드레스가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이어주는 것 같아요."

미국의 한 가족이 72년 전 100달러에 산 웨딩드레스를 3대에 걸쳐 대물림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동안 8명의 신부가 이 드레스를 입고 성스러운 결혼식을 치렀다.

아델의 드레스를 입고 결혼한 8명의 신부들. [GMA 캡처]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세리나 스톤버그는 시카고의 한 교회에서 남편 크리스 리패리와 결혼했다. 이 교회는 작고한 할머니 아델 라슨이 혼인한 곳으로, 세리나는 할머니가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섰다.

가보(家寶)가 된 이 드레스는 아델이 72년 전 시카고의 마샬필즈 백화점(현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약 100달러(약 14만원, 현시점 환율)에 구입한 것이다.

[GMA 캡처]

라슨 가문의 장녀인 아델은 1950년 9월 16일 로이 스톤버그과 결혼하면서 이 드레스를 처음 입었다.

이후 아델의 드레스는 3대에 걸쳐 계승됐다. 아델의 두 여동생인 일리노아(1953년 결혼)와 샤론(1969년)이 이 드레스를 입었고, 한 세대를 지나 1982년 아델의 딸 수잔, 1990년 일리노아의 딸 캐롤, 1991년 캐롤의 친언니 진이 드레스를 입었다.

다시 22년 후인 2013년 샤론의 딸 줄리가, 그로부터 또 9년이 지난 올해 8월 아델의 손녀 세리나가 웨딩드레스로 이 드레스를 택했다.

아델의 딸 수잔은 "우리는 사이 좋은 가족으로, 웨딩드레스는 자연스럽게 어머니 것을 입으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잔의 사촌인 캐롤 역시 "아델 이모의 드레스 외에 다른 드레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사랑하는 어머니와 이모, 그리고 사촌이 입었던 것을 나도 입는다는 느낌이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캐롤은 더 나아가 아델 이모의 드레스를 입은 역대 신부들과 사진을 담은 '브라이드 북(The Bride Book)'도 펴내 가족의 역사를 기록했다.

드레스는 약간의 수선을 거쳐야 하기도 했다. 역대 신부들보다 키가 컸던 줄리는 "재봉에 익숙한 어머니(샤론)가 드레스 밑단에 리본을 달고 베일을 손수 만들어주셨다"며 "이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는 가족의 압박은 없었다. 정말 존경하는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어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100.75달러에 드레스를 샀다지만 새틴(광택이 좋은 견직물)이나 레이스는 세련돼 지금에는 살 수 없는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드레스가 1950년대부터 70년 이상 계승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할머니가 좋은 상태로 보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에 이 드레스를 입은 8번째 신부인 세리나는 "할머니가 결혼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한 것은 특별한 것이었다"며 "할머니의 드레스를 입고 결혼해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러웠다"고 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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