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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은행, 美 압박에 러 결제시스템 사용 중단
美, 미르 운영사 대상 추가제재 후속 조치
대러 제재 불참 등 ‘줄타기외교’ 향방 주목

러시아 제재 회피처로 서방의 눈총을 받은 튀르키예(터키) 은행들이 러시아의 미르(Mir) 결제 시스템을 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5대 민간은행 중 2곳인 이스방크, 데니즈방크가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하고자 도입한 미르 지불 결제 시스템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미국 정부가 미르 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인 기업의 수장을 비롯해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회피를 도운 개인과 기업에 제재를 확대하겠다고 경고한 뒤 나왔다.

이스방크는 이날 발표에서 “국내 및 국제법, 상거래 원칙을 준수하며 사업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데니즈방크 관계자는 “현재 미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르 시스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가로 서방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를 빼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자체 개발해 도입한 결제 시스템이다. 러시아 본토 외에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 기업 활동이 많은 지역에서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역할을 했다.

바키프방크, 할크방크, 지라트방크 등 나머지 3곳 은행은 두 은행의 미르 사용 중단 발표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미 재무부는 미르 결제 시스템 운영사인 러시아 자체 국가 결제 시스템(NSPK) 최고경영자(CEO)인 블라디미르 발레리에비치 코믈레프를 포함해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우회에 일조한 단체 2곳과 개인 22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앞서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튀르키예 경영인 협회 2곳에 보낸 서한에서 제재를 받는 러시아인들과 함께 일한다면 튀르키예 기관들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튀르키예와 러시아 간의 경제 밀착 속에 러시아 제재의 구멍을 틀어막고자 한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인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비난하면서도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는 무기를 판매하는 등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튀르키예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지난 15~16일 우즈베키스탄 회의에도 참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SCO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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