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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기의 장례식,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면…각국 정상·왕족 총출동
엘리자베스 여왕 국장(國葬)…각국 정상·왕족 500명 등 2000명 참석
국장 후 英 해군 142명이 이끄는 운구 차 윈저 성까지 5㎞ 이동·100만 운집 예상
성 조지 예배당서 예배 후 관 위에 있던 왕관 분리·여왕 요청 백 파이프 연주
70년 해로 한 필립 공 옆에 안치·‘1926~2022’ 금문자 새긴 석관에 영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국 군주로선 가장 긴 70년간 재위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은 고(故)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을 치르고 윈저 성에서 영원히 잠든다.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7시)에 거행되는 국장에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정상과 펠리페6세 스페인 국왕 등 왕족 500여명 등 총 2000여명이 참석한다.

주요 외빈들은 전날 찰스3세 국왕이 주최한 공식 리셉션 참석 차 하루 먼저 도착해 웨스트민스터홀 발코니에서 여왕의 관을 향해서 추모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여왕의 관을 바라보며 성호를 긋고 손을 가슴에 댄 채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조문록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직무를 위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습니다”라고 쓰고 서명했다.

그는 “내가 (찰스 3세) 국왕에게 말씀드렸듯이 여왕은 그가 가는 길의 모든 걸음을 함께 하실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70년 동안이나 여왕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우리 모두가 다 그렇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여왕의 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하랄5세 노르웨이 국왕,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필리프 벨기에 국왕,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파블로스 그리스 왕세자 등 유럽 왕실 뿐 아니라 나루히토 일왕과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부탄 왕, 레치에 3세 레소토 왕 등 세계 각 지의 군주들이 속속 도착해 조문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영부인과 총리가 조문 대표로 참석했고 중국은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대표단을 이끌고 조문했다.

국장에는 리즈 트러스 총리 등 전·현직 총리 등 영국 주요 인사들과 공을 세워 훈장을 받은 이들도 초대됐다.

반면 외교적 긴장 관계로 인해 정상이 아닌 대사가 초청된 나라도 있다. 북한을 비롯해 이란, 니카라과 등이 이런 나라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한 '맹방' 벨라루스가 우선 비초청국으로 꼽힌다. 아울러 시리아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정상들도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해 2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 영국과 관계가 멀어진 미얀마 역시 초청 대상국에서 빠졌다.

BBC에 따르면 영국에서 국장이 치러지는 건 윈스턴 처칠 전 수상 이후 57년만이다.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눈을 감은 여왕은 이후 11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일반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고 공군기로 런던으로 옮겨졌고, 13일 버킹엄 궁에서 하루를 보낸 뒤 14일부터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일반 조문객들과 만났다.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사원까지 100m를 총포차 실린 여왕의 관을 찰스 3세 국왕을 비롯한 왕족들이 뒤따른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여왕이 1953년 대관식을 치른 장소다. 1947년엔 남편 필립공과 결혼식을 올렸다. 18세기 이후 국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것은 처음이고 2002년엔 여왕 모후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장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데이비드 호일 사제가 집전하고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설교를 한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봉독을 한다.

오전 11시 55분에 백파이프 연주와 함께 영국 전역이 2분간 묵념에 들어간다. 여왕의 장례식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돼 정오께 마무리된다. 런던 히스로 공항은 추모 묵념 시간에 맞춰 15분 간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하기로 했다.

여왕의 관은 다시 총포차에 태워져 기마대와 군악대 등과 함께 버킹엄궁을 지나 웰링턴 아치로 옮겨진다. 여왕의 관은 런던 시내를 천천히 이동하면서 대중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이동 중 빅벤은 1분마다 추모 타종을 한다. 하이드파크에서는 예포가 발사된다.

행렬 선두엔 기마경찰이 서고 7개 부대의 군악대, 영국과 영연방의 군인들, 경찰,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도 참가한다.

찰스 3세 등 왕실 일가가 관을 실은 포차 뒤를 걸어서 따르고 커밀라 왕비 등은 차를 타고 이동한다.

오후 1시 웰링턴 아치에 도착하면 관은 운구차로 옮겨지고 윈저성으로 출발한다. 오후 3시 영구차는 윈저성 롱 워크에 도착할 예정이다. 윈저성 내 성 조지 예배당까지 5km 구간에서 장례 행렬이 이어진다. 행렬을 보기 위해 100만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윈저성은 여왕이 코로나19 이후 주로 지내던 곳으로, 거의 1천년간 40명의 왕이 거쳐 갔다.

오후 3시 10분 윈저성 앞의 공원 사이 5㎞ 길이 긴 도로인 롱 워크 주변에 군인들이 지키고 서고 다시 장례행렬이 이어진다.

오후 4시부터 윈저성 내 성 조지 예배당에서 추도 예배가 진행된다. 찰스3세 국왕 등 일가와 트러스 총리 등 영 연방 정상 등 800명 가량이 참석한다. 성 조지 예배당은 필립 공 장례식과 해리 왕자의 결혼식이 치러진 곳이다.

이때 여왕을 상징하는 제국 왕관(Imperial State Crown), 국왕의 상징인 홀(笏·sceptre)과 구(orb)를 관 위에서 내린다.

찬송가가 끝나면 찰스 3세가 관 위에 근위대의 기를 올리고 여왕 의전장이 지팡이를 부러뜨려 올리며 여왕을 위한 복무가 끝났음을 알린다.

그 뒤 관은 지하 왕실 납골당으로 내려간다. 여왕은 이때 백파이프 연주를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요청했다고 버킹엄궁은 밝혔다.

오후 7시 30분에 왕실 가족 간 마지막 비공개 예배가 열린다. 예배 후에는 70년 간 해로하고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곁에서 영면에 든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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