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2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

자유 연대 글로벌 확대·韓 소프트파워 기여외교 ‘두 축’

달라진 국격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책임 전파

北비핵화, 국제연대로 돌파…‘담대한 구상’ 요약은 없어

‘기여외교’ 앞세운 尹대통령…‘글로벌 중추국’ 도약 가속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여외교’를 꺼내든다. ‘도움 받는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달라진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이 그동안 취임사와 광복절 경축사 등을 통해 강조해온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과 철학을 세계무대에 전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국정목표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 첫날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른다. 전체 185개국 가운데 10번째 연설이다. 연설은 우리말로 진행되며,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유 연대의 확대 ▷기여외교를 중심축으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이)그동안 국내에서 끊임없이 강조해 온 자유의 확산 문제를 글로벌 사회에서 자유를 공유·존중하는 나라들과 연대해 확대한다는 취지를 연설문에 담을 것”이라며 “또다른 한 축은 경제안보 분야의 도전 요인인 보건안보 팬데믹·기후변화·공급망 경쟁·디지털 격차·문화결핍에 대해 한국이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언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언급할 ‘기여외교’에는 K-팝과 K-콘텐츠, 정보통신기술(ICT) 등 ‘소프트파워’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은 문화콘텐츠·ICT 강국이 됐고, 디지털 사이버 세계가 중요해졌고 문화 교류가 국제사회에서 매우 의미 있는 국력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한국의 소프트파워 콘텐츠를 구체화하고 관련국들과 협력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안들이 (기조연설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 문화 결핍을 빈부격차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갈등을 야기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전통적인 공적개발원조(ODA)도 확대한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이후, 선진국 입장에 들어선 이후 ODA, 개발 협력 기여를 꾸준히 확대해왔다”며 “개방도상국과 함께 맞춤형 협력 관계를 만드는 ODA 개발 협력도 증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외교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 금액을 2744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올해 2366억원 보다 378억원 늘렸다. 아프리카지역 국가원조 예산도 올해보다 34.9% 늘어난 2385억원, 중남미지역 국가원조 예산 역시 올해보다 46.4% 늘어난 972억원으로 잡았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자유를 중시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핵 안전을 지켜나가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면서 밖으로부터의 핵 위협에 공동 대응해나간다’는 함축적 메시지를 담는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재차 내세우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절대 핵 포기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한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