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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20여국 정당·정치인에 최소 3억달러 비밀 후원”
2014년부터 은밀하게 극우후보 등 지원
美 고위당국자, 비밀 해제된 문건 인용 주장
트럼프 등에 대한 지원 불포함 ‘빙산의 일각’
수백만달러·가상자산·호화선물 등 보내기도
바이든 정부, 우크라戰 이후 자료 취합 요청
러, 국제사회 제재 회피에 이용 가능성 주목

러시아가 2014년부터 미국을 제외하고 20여개국 정당과 유력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최소 3억 달러(4170억원)를 은밀하게 후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 관료는 미 정보당국의 기밀 해제된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하고, “이는 최소 수치로 추산한 것이며, 러시아는 추적되지 않을 방법으로 추가 자금을 은밀히 송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료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문건에는 구체적인 나라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극심한 사례 중 하나로 러시아 대사가 아시아 모 국가 대통령 후보에게 수백만 달러를 제공한 일이 포함됐다.

문건을 잘 아는 한 정부 소식통은 AFP통신에 러시아가 2017년 알바니아 선거에서 중도 우파 민주당을 후원하고자 50만달러(약 7억원) 가량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가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마다가스카르의 정당과 선거 후보들의 재정도 후원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의 조사와 소식통을 종합하면 러시아는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을 유럽 내 극우 후보들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허브로 활용했다. 유럽에 이름 뿐인 법인을 세우고 허위로 계약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자금 출처를 만든 뒤 중미, 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 은밀하게 자금을 보냈다.

때때로 현금을 보내기도 하고, 가상자산을 활용하거나 “호화로운”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에콰도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경우 2014~2017년에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거액의 돈을 송금했다. 여기에는 극우 국수주의 정당을 뒷받침하는 싱크탱크 등에 대한 지원도 포함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같은 자료 취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추정치에는 미국 정치권에 전달된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정보 당국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지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작 활동을 진행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우리의 취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 역시 이 같은 노력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인 제재를 우회하는 통로로 향후 이 같은 정치적 후원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이것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며, 동맹들과 이 같은 위협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여 100여개국의 정보당국과 관련 사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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