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동영상 그만” 아내 말에 되레 불륜 의심…이혼 사유 가능?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남편이 성인용 동영상을 시청해 만류하자 오히려 불륜을 의심하고 폭행까지 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7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성인용 동영상을 보지 말라는 요구를 거절한 남편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이혼을 고려한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신혼 초 우연히 남편의 노트북에서 성인용 동영상 파일들을 발견했다”며 “남편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점이 마음에 들어 결혼을 결심했는데 저 몰래 성인용 동영상을 자주 보고 있단 사실을 알게 돼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에게 성인 동영상을 보는 행동에 대해 자제를 부탁하자 남편은 ‘회사 직장 동료와 바람피우는 것 같다’며 갑자기 저를 의심했다”며 “그 후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제 휴대전화를 열어 통화 목록을 확인하고 친구를 만났다고 하면 그 친구와 전화통화를 해 제가 동성 친구를 만났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서 부부 상담까지 받았지만 우리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남편은 끊임없이 저를 의심하고 저는 남편에게 실망해 계속 부부싸움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심지어 부부싸움 중 남편이 휴대전화로 제 머리를 내려치는 일이 벌어졌고 그 길로 집을 나와 현재 친정에서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들은 최지현 변호사는 “재판상 아내의 이혼 청구가 가능할 것 같다”며 “성인용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이혼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부부간 신뢰를 깨트리는데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법원이) 판단한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단순한 의심을 넘어선 남편의 심각한 의처증 증세로 고통을 받고 있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다”며 “다만 남편의 의처증 증세를 입증해야 하므로 통화 목록을 확인하고 아내가 동성 친구를 만났는지 확인한 것 등에 대한 증거를 잘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 변호사는 남편이 휴대전화로 머리를 내려친 행위에 대해선 “가족 간 폭행이나 폭언의 경우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하거나 이혼까지는 생각지 못해 증거를 수집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당장 이혼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폭언이나 폭행 상황을 녹음하거나 이후에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발급받는 등 바로 경찰에 신고해 신고 기록을 남긴다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이러한 증거가 없다면 남편 폭력을 목격한 사람의 진술서를 제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