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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힌남노’ 관통한 부·울·경…포항·경북 시간당 100㎜에 침수 피해 커
폭우와 강풍 동반 산사태, 침수, 교통구조물 파손, 나무 쓰러짐
포항서 70대 여성 사망, 울산서 20대 남자 하천에 빠져 실종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앞 상가에 파도가 들이닥쳐 처참하게 부서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제 11호 태풍 '힌남노'가 훑고간 부산·울산·경남지역은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고, 시간당 100㎜ 폭우가 쏟아진 경북과 포항은 비로인한 피해가 컸다.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예고된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께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7시 10분 태풍의 중심이 울산앞바다로 빠져나가 정오쯤 울릉도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다.

태풍의 이동경로에 놓였던 부산·울산 등 남해안 권역에서는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침수, 교통구조물 파손, 나무 쓰러짐, 간판 흔들림 등에 더해 인명사고와 구조요청까지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강서구에서 최대 풍속 35.4㎧가 측정됐으며, 금정구에서는 오전 6시까지 152.5㎜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남 통영과 거제에서는 한 때 43.1㎧의 강풍이 관측됐으며, 시간당 60㎜의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대구와 경북에 최대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10시까지 경북 포항 378.8㎜, 경주 244.7㎜, 김천 159㎜, 대구 112.8㎜, 울진 101.9㎜의 비가 내렸다.

이처럼 많은 비와 바람이 몰아친 부산과 경남에서는 산사태·침수 위험지역 주민 대피(경남 2224명, 부산 366명)가 이뤄졌으며, 부산에서는 한 때 2716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해 오전 8시 현재 141가구가 복구됐다.

경북에서는 경주 2400여명, 포항 700여명 대피했으며, 이외에도 영덕(520명), 울진(25명), 울릉(27명), 상주(1명)에서도 위험지역 주민을 사전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경북 포항에서는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포항남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7분께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 A(75) 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인근에서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여성은 남편·딸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서는 불어난 물에 20대 남성이 빠져 실종됐다. 울산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께 울산시 울주군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 A(25)씨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구조대와 경찰관 등이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태풍 영향으로 비가 계속 내리면서 하천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울산 태화강 태화교 지점에는 한때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으며, 이날 오전 7시 12분께 노인 1명이 둔치로 나왔다가 불어난 강물로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도로침수로 차량에 갇힌 50대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께 부산 서구의 침수된 도로에서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구조 요청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소방구조대가 차량 유리를 부순 뒤 운전자 A(52)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부산지역 바다 인근 도로에는 여러 구간에서 월파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는 태풍 '힌남노'가 할퀸 상처가 심했다. 파도가 해안도로 바로 옆 구조물을 넘어 왕복 4차선 도로를 덮쳐 인근 상가들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바닷물은 고층 건물 사이에 놓인 도로 안까지 흘러들었다.

영도구 대평동 5부두 등에서는 선박 11척의 홋줄터짐 사고가 발생해 한 때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해양경찰 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홋줄 보강작업을 실시해 큰 피해는 없었다.

경남에서는 370년된 보호수가 뿌리째 뽑히고, 변전소가 침수돼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남해군에 따르면 삼동면 물건리 은점마을에 있는 370년 수령의 느티나무는 강풍에 밑동이 뽑혀 한쪽으로 쓰러졌고, 인근 정자 쉼터도 바람에 날아갔다.

또한 이날 오전 4시 47분께는 남해군 남해읍 한전 남해변전소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 작업에 나섰다. 이 밖에도 새벽 사이 창원, 거제, 통영 등지에서 나무 쓰러짐과 간판 흔들림 등으로 인한 2차 사고를 우려하는 신고가 잇따랐다

시간당 100㎜의 '물폭탄' 피해가 집중된 경북 포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 범람, 도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포항 용흥동 대흥중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추가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또 포항시 남구 장기면 대화천 둑이 터지면서 농경지가 침수됐다. 남구 오천읍 시장과 숙박시설에서 주민이 고립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6시까지 112건이 넘는 태풍 피해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에서는 22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울산에서는 6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한편, 태풍이 지나간 거가대교는 오전 8시 30분부터,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 남항대교는 오전 8시 40분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울산대교와 부산 도시철도는 오전 9시부터 모두 정상운행 됐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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