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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보복정치 무덤’서 살아 돌아온 성남FC
성남 7개 공공기관 방만경영
신상진 성남시장 “성남FC 방치는 혈세 낭비”
이재명 vs 신상진 악연 스토리…신상진은 ‘녹음’이 원인이라고 주장
성남FC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앙숙정치로 복수혈전이 펼쳐질 것으로 모두 예상했다. 모든 정책이 기우에 불과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성남 FC만큼은 무덤에서 돌아왔다.

성남FC는 이재명 의원(전임시장)이 축구로 성남을 하나로 묶는다는 큰그림속에 탄생했다. 수원FC와 경기를 할때면 성남은 하나로 뭉쳤다. 당시 성남FC의 유니폼을 보면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계속 롤링주빌리 은행이 유니폼 메인스폰서였다. 선수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필드를 누볐다. 하지만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혜 의혹, 정치적 활용, 계속되는 소송 등으로 성남시 불명예를 안겼다. 성남시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을 상실하고 갈등을 초래됐다.

국민의 힘 신상진 성남시장이 고민에 빠졌다. 해체도 고민했다. 하지만 그는 성남 FC를 살리기로 큰 그림을 그렷다.

성남시 이미지 추락으로 성남 FC의 후원이 감소되면서 올해 약 15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어야 한다. 당초 이재명이 만든 성남 FC의는 해체론이 우세였다. 하지만 성남 FC가 해체되면 성남시민들은 볼거리를 잃는다. 이렇게 되면 신상진 성남시장를 향한 성난 시민들의 화살이 날아올 가능성이 예상됐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금과 같이 성남FC를 방치하는 것은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성남FC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는 투자 규모 측면에서 기업구단과 경쟁하기 어려운 시민구단의 한계를 인식하고 연고지 유지를 목표로 유리한 조건을 판단해 진행할 것으로, 시민의 혈세 투입을 줄여보겠다는 신 시장의 의지다. 신 시장의 파격적인 결정으로 성남FC는 무덤에서 탈출했다. 살길이 열렸다.

신 시장은 투자유치 운영방식의 변화로 시는 향후 10년간 1100~150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고 생활 체육 활성화 등 시민을 위한 사업에 투여할 수 있는 예산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성남시는 일정 기간 투자유치 활동 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성남FC 운영 여부를 최종결정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당시 성남시장)과 신상진 시장은 ‘앙숙’이다. 이 대표는 재임기간동안 신상진 전 의원을 공격했다. 신 시장이 당선되면서 복수혈전이 예상됐다.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보복'을 암시하는 '전 정권 적폐청산수사'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은 복수혈전의 장이 아니다"라며 "아무 혐의도 없는데 탈탈 털어서 뒤져보겠다고 하는 것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신상진 시장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않다. 이재명의 업적과 정책을 탈탈 털어 문제점을 전부 손볼 계획이다.

신 시장은 악연은 녹음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시장이 전 전임 성남시장이 이재명 의원의 비위 의혹 규명에 매달리는 건 두 사람 사이의 악감정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성남시 관가의 해석이다. 신 시장과 이 의원의 갈등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때 성남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끈끈한 동지애를 나눴던 두 사람의 사이는 2000년대 초 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992년 성남 YMCA 활동 때였다. 1995년 ‘성남 시민의 모임’을 함께 출범시키면서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됐다.(신 시장은 1956년 생, 이 의원은 1964년 생) 신 시장이 공동 대표, 이 의원이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 단체는 서울 송파구 쓰레기소각장 반대 운동, 서울 남부 저유소 분당설치 반대 운동 등의 족적을 남겼다.

신 시장 측은 “‘이 의원의 이중적인 태도’ 때문에 둘 사이가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성남 시민의 모임’은 김병량 전 성남시장(제11대·16대 시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 등을 파헤치면서 성남시와 첨예하게 갈등했다. 신 시장 측에 따르면, 그 와중에도 김 시장과 무척 사이가 좋아보이는 이 의원에게 “시정을 감시·비판해야 할 시민운동가가 시장과 너무 친하게 지내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보이자 이 의원에게선 “정보를 캐려고 친하게 지내는 거다. 대화한 내용 등은 모두 녹음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신 시장은 녹음 사실을 알고 “깊이 사귀면 안 되겠구나“ “ 나와의 대화도 녹음되는 거 아니야”는 우려가 들어 결별했다고 했다. 하지만 악연으로 행정을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신 시장도 잘 알고있다. 성남FC가 무덤에서 부화한 것이 그 증거이다. 신 시장은 대의를 택했다. 큰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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