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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이재명 지역화폐’가 멈췄다
김동연 경기지사 반발
성남사랑상품권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지역화폐하면 이재명이 선구자다. 지역상품권을 세상에 등장시키고 나비효과를 일으킨 인물이다. 이재명 대표(당시 성남시장)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선보였다. 무상 3대 복지시리즈에 이 지역화폐를 줬다. 문재인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머무는 바람이 없는가 보다. 윤석열 정부는 전액삭감을 발표했다. 아직 이재명 대표의 논평은 없지만, 지역화폐를 주도하는 지자체도 많아 황당한 입장이다. 지역화폐는 말 그대로 그 지역에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다. 골목상권이나 지역경제는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 다른 도시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정부의 내년 지역화폐 지원예산 전액 삭감 결정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민생 해결을 위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31일 ‘8월 도정 열린회의’에서 “정부가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는데, (이러한 결정이) 정치적인 이유나 목적으로 이뤄졌다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경제 침체로 연결돼 민생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일정 부분 합의를 통해 지역화폐 정책으로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를 위해 애썼는데 (이번 결정은) 중앙정부의 정책 신뢰도와 안정성에도 대단히 문제가 있다”며 “예산과목조차 없애 국회 심의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의원들이 지역화폐의 중요성을 공감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반영되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경기도 역시 그 노력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지역화폐를 주민복지 차원에서 최대 10%까지 할인 판매하는 지자체가 적지 않은데 내년부터 이런 혜택이 완전히 사라진다. 지역화폐 유통 사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플랫폼 업체도 몰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 지역화폐 예산은 추락중이다. 작년 1조522억원이던 지역화폐 국비 예산은 올해 6050억원으로 줄었고, 내년엔 0원이 된다. 지자체 지역화폐 인센티브 비용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절반 정도씩 냈다. 국비가 없어지면 평균 6% 수준인 지역화폐 인센티브 비율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지자체들의 설명이다. 인센티브가 없으면 소비자 사용 유인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은 도 산하 31개 시·군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올해 계획한 지역화폐 발행액은 약 5조원으로 전국 발행 물량 17조5000억원의 28%에 달한다. 전국 지역화폐 발행액은 2018년 3000억원대에서 2020년 9조5642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엔 추석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이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할인율을 10%까지 높이기도 했다.

모든 예산이 그렇지않지만 특정예산을 줄이려다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부메랑이 된 독은 정권을 갉아 먹는다.

MBN 김주하 아나운서가 ‘그런데’ 코너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

“옛날 어느 마을 부잣집에 머슴이 살고 있었습니다. 극심한 가뭄에 먹을 것이 귀해진 마을에서 머슴은 음식을 구하러 온 동네 사람들에게 주인이 허락한 양보다 더 많은 음식을 퍼주었죠. 자식이 없이 살던 주인 부부는 죽기 직전 그간 성실하게 봐왔던 이 머슴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게 됩니다.

들은 기뻐했죠. 머슴이 주인이 됐으니 음식을 더 넉넉히 나눠줄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곳간의 주인이 된 머슴은 그 뒤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전에는 주인 것이었으니까, 그러니까 내 것이 아니니 인심을 팍팍 쓸 수 있었지만, 이제 내 것이 되고 나니 남에게 주는 게 아까웠던 겁니다” 물론 국고의 중요성은 말 할 필요가 없다.

김주하의 그런데는 ‘나라 곳간 축내는 정치권’ 이지만, 역발상하면 김동연 지사의 말처럼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면 출발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멘붕이 왔다. 만약 승자독식 폐단으로 출발했다면 여당의 횡포라는 만사지탄( 晩時之歎)이다고 볼 수 있다. 곳간이 축나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길 바란다. 이제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싶은지 돌아 볼 시간이다. 어떤 국가를 원해야할지 숙고해야할 중대한 시기도 왔다.거짓과 궤변, 망언과 실언, 조소(嘲笑)가 정치권의 속살이라면 국민들은 뼈를 깍는 각성을 시작해야한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으로 패망했다. 촛불집회로 국민 염원으로 세운 정권인데 말이다. 자영업자는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고 삶이 날로 팍팍해지고있다. 물론 IMF를 겪은 우리나라는 국고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판단이 옳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팩트는 많은 자영업자가 지역화폐 실종으로 패닉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머무는 바람이 없다고 해도, 모든 정책은 득과 실이 있다. 지역화폐 문제는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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