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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스마트폰·위안화까지…중국 브랜드, 러시아 장악
우크라戰 후 ‘엑소더스’ 서방기업 공백 메워
中 7월 러 수출액 67억弗…전년동기比 20%↑
2분기 신차수입 81% 중국산…“차 좋다”평가
三電ㆍ애플 빈자리, 샤오미 등 중국 제품 차지
올해 러 시장서 위안화 거래 40배 이상 늘어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중국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 이후 이뤄진 서방의 제재와 이에 따른 서방 기업의 철수로 러시아 시장이 재편되면서 중국 자동차·스마트폰·TV가 독일·한국산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더 빨라지고 분야도 금융 부문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의 상품을 거래해 무역을 뒤집고 있고, 국부펀드는 중국·인도·터키의 통화에 투자할 수 있게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제품의 러시아행은 그야말로 봇물이다.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월 28일 52억달러 수준이었던 중국 제품의 러시아 수출액은 3월말부터 약 한 달간 소강상태를 보이다 반등, 7월 31일엔 67억여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액수다.

중국산 자동차는 러시아 시장을 꽉 잡아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아프토스타트 자료를 보면, 2분기 신차 수입의 81%는 중국산이었다. 1분기 28%에서 급증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1년 전과 견줘 75% 쪼그라들었지만 만리장성자동차·지리자동차의 7월 판매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량으로, 중국 만리장성자동차가 생산하는 하발 졸리온의 모습 [만리장성자동차]

중국 체리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구매했다는 철강업계 임원 블라미디르는 “중국차를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다”며 “선택의 폭이 넓고 놀랍게도 차가 매우 좋다”고 했다.

스마트폰 시장도 중국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애플이 러시아 출하를 중단하면서다. 이들 회사의 제품은 병행수입을 통해 러시아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싼 데다 품질보증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날개를 달았다. 러시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MTS에 따르면 2분기 샤오미의 휴대폰 판매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판매 상위 5개 가운데 3개가 중국 브랜드다. 중국산 TV 수요도 전쟁 이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 싱크탱크인 전략연구센터의 보리스 코페이킨 애널리스트는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러시아로 수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올해 말까지 중국 제품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을 인용, 올해 러시아와 중국간 교역은 3분의 1 이상 증가한 19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내 위안화의 위상도 커지고 있다. 이반 차카로프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모스크바거래소에서 위안화 거래가 40배 이상 늘었다”며 “위안화가 전통적인 통화 거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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