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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재건축 단지서도 계약해지 등장
강남·서초·송파도 하락세...불패 신화 흔들
주택 시장이 침체 되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강남의 재건축 단지에서도 계약 해지 물건이 등장했다. 사진은 잠실주공5단지 전경. [연합]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던 강남 집값 마저도 휘청이고 있다. ‘똘똘한 한채’ 수요로 서울 외곽지역에 비해 잘 버텨내던 강남3구 아파트값 마저도 전반적인 하락세에 동참했다. 이런 상황 속에 잠실주공5단지에서 계약금 3억원을 포기한 계약 해지 사례가 나와 향후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4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이 13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강남3구 또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런 하락세는 강남3구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들의 실거래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76.7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4억원에 손바뀜됐다. 그간 최고가였던 지난해 11월 26억 3500만월보다 2억 3500만원 싼값이다. 또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반포주공 1단지 아파트 72.51㎡도 지난 5월 37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던 것이 7월 29억 5000만원까지 떨어지고, 이달에는 26억 2124만원(직거래)에 거래됐다.

이 와중에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에서는 계약금 3억원을 포기하고 매수자가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미 지급한 계약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매매를 철회한 것이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 급등시기에 아파트 매도자들이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가격이 떨어지자 매수자가 계약을 해제하는 사례가 등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 82.51㎡는 지난 6월 31억 8500만원 매매계약이 체결됐지만 이달 9일 해제됐다.

인근 부동산들의 취재를 종합하면 매수자는 최근 가격 급락세를 보고 두 달 사이에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매매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한다고 가정했을 때 3억1000여만원의 계약금을 매수자가 포기한 것이다.

이는 물론 ‘아파트 갈아타기’ 도중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잔금 등을 치르지 못한 사례일 수도 있다. 매수자의 개인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계약 철회에 대한 정확한 배경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주공5단지 최근 매물 시세를 봤을 때 단순 매수 포기 사례일 확률이 높다는 반응이다.

실제 같은 면적 기준으로 최근 나온 초급매물의 가격은 28억원이다. 위 계약 철회 매물의 경우 계약금 3억1000여만원의 나머지 28억7500만원을 중도금과 잔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계약금을 포기해도 28억원짜리 급매물을 사는 것이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최근 실제 계약보다 매물 가격이 크게 낮은 사례들은 인근 아파트들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실제 주공5단지와 함께 강남 재건축 최대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지난달 8일 76.79㎡가 2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인근 공인들에 따르면 현재 22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4억8000만원에서 계약금 2억4800만원을 뺀 금액(22억3200만원)과 거의 비슷하다. 잠실동 트리지움 84.95㎡도 지난 6월 23억원에 거래됐지만 포털사이트 매물정보 등에 따르면 같은 면적에서 20억원짜리 매물이 다수 발견된다. 계약금을 2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그 금액을 포기해도 1억원이 싼 금액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 소재한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매수자의 계약파기는)집값이 폭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최근과 같은 집값 급락 추세라면 계약 파기 건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매수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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