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만 달러 무너져
이더리움 선물상장 등 변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글로벌 시총 1위인 비트코인 1BTC 시세는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1.57% 하락한 1만9859.26달러(약 2664만원)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이 1만9000달러대를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상위권 코인 상당수가 전주보다 하락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같은 시간 전세계 가상자산의 시가총액 역시 9534억 달러(약 1279조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26일(한국시간)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나온 직후 전 세계 가상자산이 직격탄을 맞으시면서 전체 시총 1조 달러가 무너졌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중립금리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지금 멈출 지점이 아니며 단호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게 된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역시 인플레이션 지속과 통화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이 다시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공포-탐욕지수’는 35.47로 공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코인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약세가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9월로 예정된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 ‘더머지’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가상자산에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머지란 이더리움의 기존 작업증명(PoW) 네크워크를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내달 12일 이더리움 선물 옵션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점도 향후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