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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펠로시 대만行 후 첫 군함 통과 …미중 대만해협 긴장 고조
中 “美, 노골적으로 화제 만들어”  
잇단 해상경계 무력화 시도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연일 대만과 중국의 실질적인 해상 경계를 침범해 무력시위를 벌이며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대만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면서다.

미국 7함대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스빌호와 앤티넘호 2척이 국제법에 따라 공해상의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7함대는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준다”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한다”고 했다.

또 “함정은 대만해협에서 그 어떤 연안국의 영해에도 속하지 않는 회랑을 통해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은 대만해협 전체가 중국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해협 대부분은 어느 나라의 선박도 항행할 수 있는 공해라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주기적으로 해왔다. 이번 작전은 펠로시 의장의 지난 2∼3일 대만 방문 이후 처음이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이 대만과 상호방위 조약을 체결한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과 대만이 협정 등을 통해 공식 인정한 적은 없지만, 실질적인 경계선으로 여겨졌다.

중국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이 고조된 2020년 수십 차례에 걸쳐 군용기를 중간선 너머까지 보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작년부터는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연일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ADIZ)을 노골적으로 넘나들면서 중국이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미군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 “미 해군과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그 어디에서든 항행·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매우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작전을 오래전에 계획했다고도 했고, 군함 통과가 미국의 중국·대만 정책에 변화를 시사하는 건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그는 “이번 작전은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 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해 계속 노력하려는 우리의 바람과도 매우 일관된다”고 강조했다.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는 단교한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지만, 중국이나 대만 어느 한쪽이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하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따르고 있다.

중국은 군함 통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미국 앤티넘과 챈슬러빌 순양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며 노골적으로 화제를 만들었다”며 “동부전구는 미국 군함의 전 과정을 감시하고 경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동부전구 모든 부대가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언제든 어떤 도발도 좌절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군용기 10대는 이날 대만 해협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고 대만 국방부가 주장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중국군 군용기 23대와 군함 8대가 대만 인근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J-11 전투기 3대, Su-30 전투기 1대, WZ-10 공격용 헬기 1대, J-10 전투기 2대 등 7대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왔다가 돌아갔고 Y-8 대잠초계기 1대, J-16 전투기 2대 등 3대는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었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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