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러 반체제 인사 피난처 필요…러 정부와 러 국민 구분해야"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로이터]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이 러시아인을 상대로 비자 발급을 일괄 금지해달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탄압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사, 인권 탄압에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피난 통로를 차단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거부를 분명히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2월 24일부터 개인 5000 명에 대한 비자를 제한하는 단계를 밟았다"며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과 러시아 국민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지만, 러시아 국민도 수많은 동료 시민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인은 그들의 철학을 바꿀 때까지 자신들의 세계에서만 살아야 한다"며 서방에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일괄적으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12일에는 유럽연합(EU) 국가가 아무나 방문할 수 있는 '슈퍼마켓'이 돼선 안 된다며 EU 회원국에도 같은 내용을 주문했다.
이에 에스토니아는 이미 발급된 비자도 취소하며 러시아인 입국을 막았고, 핀란드는 9월1일부터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 비자 발급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