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수출 1위, 20년째 유지
4개월 연속 무역적자, 수교이후 처음
의존도 무기화 막고 기술경쟁 해법 찾아야
수출 대기중인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부산항 전경.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중국의 기술 내재화로 한국은 대(對)중국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고, 중국의 기술 굴기로 주요 산업은 세계시장 곳곳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 속에 경제안보까지 챙겨야 하는 처지에도 놓였다. 24일 한중 수교 30년을 맞는 가운데, 최대 경제 협력국 중 하나였던 중국이 향후 30년은 최대 라이벌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수교 직전해인 1991년 10억3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629억1300만달러(약 218조7000억원)로 162.4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수출상대국 순위를 보면 중국은 1991년 15위에서 수교가 이뤄진 해인 1992년 6위로 훌쩍 뛰었고 2001년엔 일본을 제치고 10년 만에 2위까지 올랐다. 2003년엔 미국을 넘어 1위에 오른 이후 20년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대중 무역수지는 올해(7월 누적) 들어서도 35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수교 이후 30년 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7월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며 무역수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달(1~20일) 들어서도 6억6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1992년 7~10월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가 가져온 관계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물론 배터리, 조선업, 태양광,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와 가전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인건비 등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기술력까지 갖추며 간극을 좁혀오고 있다. 일부 산업은 빠르게 비중을 늘려가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동시에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미 LCD나 태양광 시장에서는 BOE(디스플레이), 잉리솔라(태양광) 등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시장지배력을 넓혔다.
스마트폰, PC를 비롯한 스마트기기와 가전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점령하며 점유율에서 밀렸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CATL, BYD 같은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조선업도 한때 수주 1위를 중국에 내준 바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칩4(팹4)’ 동맹과 반도체 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은 한국을 새로운 ‘샌드위치’ 국면으로 몰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기술혁신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온 힘을 다해야 한다”며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고위기술 산업군은 대외리스크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중국이 의존도를 무기화하지 않도록 수출다변화 등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