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대미 총괄 김여정 “우리는 윤석열 자체가 싫다” 원색 비난
이례적인 즉각 반응·높은 수위 비난…대북정책 추동력 낮추려
17일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무기시험발사…온천 아닌 안주”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8일자 담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지적하며 정부의 대북인식 수준, 정책·미사일 탐지역량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윤 대통령의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 이례적인 즉각 반응으로 정권 초기부터 대북정책 추동력을 최대치로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남북 관계는 당분간 강대강 대치 국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 담화문에서 “남조선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며 윤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월28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기념행사 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직책을 생략한 채 이름을 언급했고 김 부부장 담화 역시 궤를 같이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담대한 구상’이 담긴 8·15 광복절 경축사를 발표한 윤 대통령에 대해 “민심도 떠나가는 판국에 윤석열이 애당초 그런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나았을듯 싶다”고 비꼬았다. 또 “북남(남북)문제를 꺼내들고 집적거리지 말고 시간이 있으면 제 집안이나 돌보고 걱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제와 민생이 엉망진창이어서 어느 시각에 쫓겨날지도 모를 불안 속에 살겠는데 언제 그 누구의 경제와 민생 개선을 운운할 겨를이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국내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과 협상해봤자 실행할 수 없는 사례들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국내 지지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북정책도 실효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박근혜·이명박 정부 초기에도 수위가 이렇게까지 높지 않았다”며 “과거의 패턴을 본다면 향후 남북관계 개선 여지를 찾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 말미에 한미의 미사일 탐지역량에 대해서도 조롱했다. 김 부부장은 17일 발사한 순항미사일을 ‘무기시험발사’로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고 했다. 앞서 국가안보실은 17일 합동참모본부가 한미연합자산을 통해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비행장 인근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19일 “한미 정보 당국의 평가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6월5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후 지금까지 미사일을 쏘지 않은 것은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이 컸다고 판단된다”며 “오늘 순항미사일 발사를 첫 공개한 것으로 향후 군정찰위성, SLBM(잠수함발사탄도탄), 결국 7차 핵실험까지 가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