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보험료 인하 기대 '찬물'
손해율 상승 따라 인상 가능성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난 8일 서울 강남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페라리에서 포르쉐까지 수억 원대의 최고급 외제차들이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비상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에 지난 8일 폭우로 접수된 외제차만 1000여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는 5억원이 넘는 페라리와 벤츠 S클래스(2억3000여만원), 포르쉐 파나메라(1억5000여만원, 벤틀리(1억7000여만원) 등 초고가 차량도 포함됐다.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량 내부에 낙엽과 쓰레기 등이 들어가 있다. [연합] |
손보업계에서는 태풍이나 폭우로 인해 차량이 침수될 경우 회복이 어려워 전손 처리 되는 경우가 많아 대당 1000만원 정도를 손해액을 추정한다.
이번 폭우로 손해액이 1000억원에 육박함에 따라 그동안 안정됐던 손해율을 바탕으로 제기됐던 자동차 보험료의 추가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올해 상반기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70%대를 기록했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
지난 6월 한 달만 보더라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0%, DB손해보험은 75.0%, 현대해상은 75.7%, 메리츠화재는 73.2%, KB손해보험은 75.0%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강남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하는커녕 향후 손해율 상승에 따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우려된다.
손보사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고가 외제차들이 침수로 접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로 워낙 대당 가격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 손해율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모처럼 안정됐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량 침수 사고의 절반 이상은 시간당 강수량이 35㎜ 이상일 때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차량 침수 사고를 분석했더니 차량 침수 사고의 56.3%가 시간당 강수량 35㎜ 이상일 때 일어났다. 특히, 시간당 강수량이 55~60㎜ 일 때 침수 사고 확률이 가장 높았다.
현대해상은 "시간당 강수량 35㎜를 기준으로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면서 "차량 침수사고는 관심을 기울이면 예방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