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재감염 자연스레 발현, 5일 격리”…전문가 “우려 필요 없어”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후 완치됐다가 재발하는 사례가 아주 드문 것은 아니며, 이 경우 항바이러스제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현지시간) 일반적으로 코로나19 치료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다시 증상을 보이거나 양성 판정을 받는 것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가 좀 더 흔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격리 상태에서 알약 형태의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지난 27일 최종 음성을 판정을 받고 공식 석상에 섰지만, 사흘 만인 30일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감염 때는 콧물과 마른기침, 피로 등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지만, 재확진 이후엔 ‘무증상’이라고 밝혔다. 그의 주치의 케빈 오코너 박사도 바이든 대통령이 재격리에 들어갔지만, 추가 치료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감염 후 투여받은 팍스로비드는 백신 제조업체 화이자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주로 경증에서 중등도 정도의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며, 미 식품의약국(FDA)은 작년 12월 12세 이상 환자에게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특히 중증화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되는데, 그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나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79세의 고령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런 고위험군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 가능한 한 빨리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팍스로비드는 감염 직후 5일 동안 하루 두 번 복용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절차를 따랐다.
미국에선 작년 12월 후 지금껏 300만 코스 이상의 팍스로비드 치료가 이뤄졌다.
그렇다면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고도 재발하는 사례는 어느 정도일까.
CDC는 팍스로비드 치료와 무관하게 증상 재발은 자연스레 나타날 수 있다고 지난 5월 밝혔다. 그러면서 팍스로비드 치료 후 코로나19 재감염자는 다시 5일 동안 격리해야 하며, 10일 동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재발 사실을 전하면서 “이는 일부 소수에게 나타난다”고 말하는 등 재발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는 적지 않은 재감염자들이 첫 감염 이후 재발할 때 검사를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재발 사례 추적이 어려운 것도 하나의 이유로 지적된다.
응급의학 의사인 제러미 포스트는 “재발은 드문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했고, 호주 디킨 대학의 전염병학 교수인 캐더린 배넷은 최근이 데이터는 팍스로비드 치료 환자의 재발 사례가 약 10% 정도라며 “드문 것도 흔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넷 교수는 대중들이 이런 재감염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팍스로비드 치료를 마친 뒤 자신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DC는 재감염자는 팍스로비드의 두 번째 치료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증거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