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위 안에 든 국내 6곳 은행
KB 전년보다 2단계, 신한은 3단계↓
이자 중심 수익구조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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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서 차지하는 순위가 줄줄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출 확대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글로벌 은행업계와 비교해보면 성장성이나 수익성 모두 부진했다는 평가다.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영국 금융 전문지 ‘더 뱅커’가 지난해 실적을 집계해 이달 공개한 ‘세계 1000대 은행’에서 한국은 13개 은행이 순위에 올랐다.
그 중 100위 안에는 6개 은행이 들었는데, KB금융이 전년보다 2단계 떨어졌지만 62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KB금융은 2017년부터 6년 연속 국내은행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산업은행 63위(이하 전년 63위), 신한금융 64위(61위), 하나금융 73위(71위), 기업은행 94위(88위), 우리금융 96위(91위)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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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의 순위가 하락한 것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모두 평균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세계 1000대 은행의 기본자본은 지난해 10조3830억 달러로 전년(9조9130억 달러) 대비 4.7% 증가했다. 총자산도 154조2110억 달러로 전년(148조5830억 달러) 대비 3.8% 늘었다. 반면 6개 국내은행은 기본자본이 2.8%, 자산이 0.1%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세계 1000대 은행은 세전순이익이 전년 대비 53.7% 늘고 총자산이익률은 0.75%로 집계됐는데, 국내 6개 은행은 총자산이익률이 0.4~0.71%에 분포했다.
이는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가 갖는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20개 은행은 코로나19와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을 크게 늘려 이자이익이 전년(41조2000억원) 보다 11.7% 늘어난 46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7조원으로 전년(7조3000억원) 보다 4.1% 줄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빼고 보면 비이자이익은 6조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26.6%나 감소했다.
이자이익에 치중한 구조는 부채 감축이 진행되고 있는 현 경제 상황에서 성장성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 손쉽게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 역시 부담이다. 비이자이익 창출 등 수익성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산분리(금융-산업자본 결합을 막는 것)를 일부 완화하는 등의 금융규제 혁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이 본업 이외에도 가상자산, 부동산, 배달 플랫폼, 알뜰폰 등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업이 하나의 독자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내용’이 아닌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도록 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목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세계 10대 은행에는 중국의 4대 은행인 공상은행(ICBC),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이 1~4위를 차지했다. 5~8위는 제이피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은행이 올랐다. 9위는 영국의 HSBC홀딩스, 10위는 중국의 교통은행이다. 10위에 일본 미쓰비시UFG파이낸셜그룹이 빠지고 중국 은행이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순위에 거의 변화가 없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