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통해 4113억원 규모의 토지 비축할 계획
수급조절용 토지 확보에 LH 자체보유지 활용하기로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가 올해 공공토지 비축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신규 사업을 통해서만 4000억원대 가량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규모가 28조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하는 만큼 충분한 토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3기 신도시 등 토지보상금 유입에 따른 지가 상승 우려를 불식하고 주택 250만가구 공급 정책 추진을 위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토지의 선제적 비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에는 관련법을 시행한 2009년 이후 비축 실적이 없는 수급조절용 토지를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토지를 비축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2년 공공토지비축 시행계획 보고서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공공토지비축법에 따라 장래에 이용·개발이 필요한 토지를 미리 확보해 수요에 따라 적기·적소·저가에 공급하는 수급관리시스템인 토지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비축토지는 주택·도로·공원 등 공익사업에 필요한 공공개발용과 토지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조절용으로 구분된다.
국토부는 보고서에서 올해 신규 사업을 통해 공공개발용 3292억원, 수급조절용 821억원 등 총 4113억원 규모의 토지를 비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계획 승인이 이뤄진 기존 사업까지 더하면 총 35개 지구에서 103만㎡의 땅을 비축할 계획이다. 금액으로는 5135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비축 실적 대비 60% 가량 많은 물량이다. 국토부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사업으로 2647억원, 전체적으로는 3206억원의 땅을 비축했다.
국토부 측은 지난해까지 실적이 없었던 수급조절용 비축사업을 올해 시행할 계획이라 전반적인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SOC 첨단화·안전강화 추진 등으로 공공개발용 비축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수도권 주택공급을 위한 도심복합개발사업, 소규모정비사업 등에 활용할 소형토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이번에 물량을 늘린 이유라고 부연했다.
국토부는 올해 공공개발용 비축사업으로 지자체 등이 신청한 총 17개 사업 중 메리~양산간 도로건설산업, 문정 군계획시설(공공청사) 부지 조성사업 등 9개 사업을 우선 선정했다. 하반기에도 신규 비축사업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올해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수급조절용 비축사업 성과 확보에 나섰다는 점이다. 정부는 그간 대상 선정이나 취득상의 한계, 추진체계 미비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수급조절용 비축사업과 관련한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일단 LH가 자체사업용으로 비축하고 있는 토지 중 공공비축 목적에 적합한 토지를 선별해 수급조절용 비축 활성화 기반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주거지역 38개 필지를 포함한 총 72개 필지에 대해 비축적합성을 검토한 뒤 연내 150억원 규모의 비축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국공유지 비축과 민간토지 비축을 통해서도 수급조절용 물량을 확보할 전망이다. 수급조절용 토지 비축 활성화를 위해 비축대상을 주거안정용, 도시재생용 등으로 확대하는 공공토지비축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원사업고시 지연에 따른 비축사업계획 승인 지연과 지자체 예산 미확보로 인한 토지공급 지연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신규사업 선정 시 추진일정 등 사업여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선정 사업에 대해선 현안사항을 적극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시장 안정을 위해 수급조절용 토지 비축을 늘리되 LH가 비축하고 있는 일반비축토지를 보면 주거지역도 다수 있어 도시재생이나 소규모 복합개발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