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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자산까지...美 공적연금, 공격적 투자로 ‘고갈 위기’
2Q 지불액 대비 총자산 78.6%
올 3~4월에만 291조 손실 발생
주요 공적연금 대규모 차입 나서

수백만명에 이르는 미국인들이 퇴직 후 보장된 연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재원 고갈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상자산, 주식 등 위험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자산 시장 붕괴 ‘역풍’을 맞아 대규모 투자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는 글로벌 계리·컨설팅사인 밀리만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100대 공적연금의 총자산 규모가 올해 2분기 말 현재 연금 가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전체 금액의 78.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85.5%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 만에 비율이 급속도로 낮아진 것이다.

밀리만은 “지난 3~4월에만 무려 2200억달러(약 291조28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공적연금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연금채권을 발행하며 대규모 차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도 이달부터 차입 행렬에 동참했다.

CNN비즈니스는 “지난해에만 130억달러(약 17조1340억원)에 이르는 연금채권이 팔렸다”며 “최근 5년간 총액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데는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추세를 보이며 자산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데다,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자산시장 붕괴가 가속화된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공적연금이 각종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그동안 해당 연금 운용자들이 재원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연금 납입액을 늘리거나 지급액을 줄이는 방법 대신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나서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미국 5위 규모의 공적연금인 텍사스교직원퇴직연금(TRS)은 지난 2019년부터 레버리지 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휴스턴 소방관구호퇴직기금(HFRRF)은 일부 자금을 가상자산에 투자하기도 했다. CNN비즈니스는 “아직 정확한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봄 가상자산 폭락 사태 속에서 HFRRF는 대규모 자금 손실을 입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총 자산이 4조달러(약 5296조원)에 이르는 미국 공적연금 중 3분의 2 이상이 사모펀드, 부동산, 주식 등 위험 자산 투자에 할당돼 있다”며 “은퇴자들의 노후가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 등에 볼모로 잡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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