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 용의자(사진 오른쪽) 모습. [A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아베(67)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명문고 출신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인 것 같았다는 말이 나왔다.

9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한 주민은 야마가미의 집안이 유화적인 분위기였다고 했다. 어린 야마가미에게는 아장아장 걷는 여동생도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주민은 "(야마가미는)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외할아버지가 사는 곳으로 왔다"며 "할아버지는 회사를 경영하는 분이었다. 이때만큼은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야마가미의 아파트 이웃이었던 한 주민은 "최근 1년간 야마가미를 본 횟수는 5번 정도였다. 그가 6시께 출근길에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정도"라며 "옷차림은 수수했다. 인사해도 고개를 숙이거나 외면하는 등 정나미가 떨어지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주민들은 야마가미가 외출을 꺼리는 '히키코모리' 같았다며 아버지에 이어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신 뒤 가세가 기울었다고 했다.

이매체는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가 피격 당한 나라현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했다. 지난 1999년 명문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20년 가을부터 올 5월까지 파견 사원으로 현내 플라스틱 제품 회사 창고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2002~2005년 3년간 해상자위대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중이던 아베 전 일본 총리를 산탄총으로 쏴 숨지게 한 용의자를 경호요원들이 제압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게티이미지]

야마가미의 직접적인 범행 동기는 모친과의 종교 갈등, 이에 따른 생활고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야마가미는 "모친이 종교 단체에 빠져 고액기부를 하는 등 가정 생활이 엉망이 됐다"며 아베 전 총리가 자신과 원한 있는 단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가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며 "원한이 있었다"며 "그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고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다만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오전 11시30분께 나라시에서 가두 유세를 하던 중 야마가미가 7~8m 떨어진 거리에서 쏜 총을 맞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과다 출혈로 같은 날 오후 5시3분께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