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나라시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저격한 용의자 41세 남성 야마가미 테츠야를 경찰 관계자들이 붙잡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11시 30분께 나라시 긴테츠 야모토 시다이지역 연설 하던 중에 뒤에서 쏜 총을 맞고 쓰러져 닥터헬기로 나라현립의과대학으로 이송돼 긴급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나라현립의과대학 부속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6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시간은 오후 5시3분이라고 밝혔다.

8일 일본 나라시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저격한 용의자 41세 남성 야마가미 테츠야를 경찰 관계자가 제압하고 있다. [AP]

후쿠시마 에이켄 교수는 “목에 약 5㎝ 떨어진 간격으로 2곳의 총창이 있었고 총알은 심장에 이르고 있었다. 심실에 구멍이 열려 있었다”고 했다.

후쿠시마 교수는 “흉부의 지혈이나 대량의 수혈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 도착 시) 심폐정지 상태였으며, 수혈과 지혈을 위한 긴급 수술을 실시했지만 혈관 손상이 심해 출혈은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치료에선 100단위 이상의 수혈이 실시됐다. 1단위는 200ml의 헌혈로 만들어진 양이다.

아베 전 총리 치료를 담당한 나라현립의과대학부속병원 의료진이 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아베 전 총리의 상처는 심장까지 도달하는 깊이였다"고 밝히고 있다. [아사히 유튜브채널 캡처]

기자회견에 참석한 요시카와 코히코 원장은 의사나 간호사 등 20명 이상이 치료에 관여했다고 언급하면서 “매우 잔인한 행위”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용의자 41세 남성 야마가미 테츠야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제 총으로 보이는 총을 압수했다.

용의자는 나라시 거주자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 간 해상 자위대에서 근무했다고 NHK는 전했다.

체포 당시 야마가미는 마스크에 안경, 회색 셔츠와 갈색의 긴 바지를 입은 캐주얼 차림이었다. 후지TV는 용의자가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이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을 맞고 쓰러져 구급차에 실리고 있다. [AFP]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 대신에 불만이 있고, 죽이려고 생각해 노렸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한편으로 “아베 전 총리의 정치 신념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또 "권총이나 폭발물을 여러 개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라시에 있는 용의자의 자택 아파트에서 오후 5시를 넘겨 수색에 들어가 폭발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견하고, 오후6시 30분이 지나 폭발물 처리 전담 차량에 실어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