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스토니아 침공 상황 가정 훈련에 ‘나토 협력국’ 지위로 참가
스웨덴, 나토 가입 공식화…“16~18일 중 핀란드와 가입 신청서 제출”
푸틴 “가입 자체는 위협 아냐…군자산 배치 시 합당한 대응”
에르도안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찬성한다 말하지 않을 것”
나토군 소속 병사들이 공중 강습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나토]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립’ 노선을 버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 선언한 북유럽 국가 핀란드와 스웨덴이 발트해에서 진행하는 나토군의 대규모 군사 훈련에 참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견제에 본격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협력국’ 지위로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군사 훈련에 참가한다.
‘헤지호그(Hedgehog·고슴도치)’로 명명된 이번 훈련에는 14개국에서 1만5000명 이상의 병력이 참가한다. 미국은 해군 소속 와스프급 상륙함 ‘키어저지호’를 훈련에 투입한다.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전면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하는 이번 훈련엔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64㎞밖에 떨어지지 않은 군사기지 내 병력 활용 방안 등도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군사적 대치 상황이 첨예한 현재 상황을 고려한다면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인 셈이다.
4년마다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헤지호그 훈련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계획된 것이지만, 이번만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맞춰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한다.
특히, 나토 가입을 선언한 핀란드와 스웨덴이 발트해 지역에서 러시아에 맞서는 나토 동맹군의 최전선에 함께 뛰어든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밖에도 나토는 지난 13일부터 10개국이 참가한 ‘신속 대응(Swift Response)'이란 명칭의 합동 군사 훈련을 북마케도니아와 폴란드에서 진행 중이다.
이날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사실을 공식화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역사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라며 “우리는 한 시대를 떠나 다른 시대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서 제출은 16~18일 중 제출될 수 있으며, 핀란드와 동시에 할 예정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움직임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입 자체에 대해선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나토 군사 자산이 두 국가에 배치될 경우 러시아가 합당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위협했다.
핀란드군 병사들이 핀란드 서부 니니살로 지역에서 열린 군사 훈련에 참석한 모습. [YLE] |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옛 소비에트연방(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을 통한 나토 확장이 러시아에 직접적 위협을 조성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들 국가 영토로의 (나토) 군사 인프라 확대는 당연히 우리의 대응 반응을 초래할 것이며, 어떤 대응 반응이 나올지는 조성될 위협에 근거해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재차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핀란드·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테러 조직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테러 조직이 의회에 있는 스웨덴은 ‘테러 조직의 둥지’”라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거론한 ‘테러 조직’은 쿠르드노동자당(PKK)이며, 터키 정부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PKK를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나토 규정에 따르면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가능한 상황인 만큼, 터키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권을 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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