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는 비용만 쓰고 기회 날릴 수도…통상적이지 않아”
골프장. [123RF]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큐로CC가 매각절차를 진행하며 인수자들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회사와 관련한 정보를 빠뜨려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이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을 먼저 살 수 있는 권리인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인수 가능여부를 다투는 필수적인 정보인 만큼 미리 알리는 것이 통상적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로CC의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KB증권과 삼정KPMG가 최근 배포한 투자안내문(Teaser Letter)에는 큐로CC의 우선매수권을 가진 대광건영과 관련한 내용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매각대상과 거래방식 및 골프장 코스 구성, 운영현황 등의 기본 정보 등은 매우 자세히 투자안내문에 담겼다.
매각대상은 큐로CC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큐씨피이글홀딩스가 보유한 경기관광개발의 지분 100%다. 이는 큐캐피탈이 지난 2017년 12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설립해 인수한 전체 지분이다. 인수 당시 최다 출자자인 대광건영은 골프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부여 받은 바 있다.
즉 잠재적 투자자들이 열심히 분석을 하고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해도 같은 값에 대광건영에서 먼저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실제 인수 가능여부는 불확실한 셈이다. 실제로도 최근 사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순창CC 골프장 및 광주 홀리데이인 호텔 등을 보유하고 있는 대광건영은 큐로CC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투자안내문에 ‘본건 거래에 추가로 참여하길 원하는 잠재 투자자는 비밀유지확약서를 매각주간사에 제출한 후 상세 투자설명서를 수령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회사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한 대형로펌의 기업인수합병 전문 변호사는 “우선매수권을 가진 회사가 매수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다른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그 비용만 쓰고 결국 기회가 날아갈 수 있는 만큼 미리 알리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일반적이 관행에서 벗어나는 투자안내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큐로CC는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권의 골프장인데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드림투어를 개최하는 등 명문 골프장으로 꼽힘에 따라 인수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실적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도 뛰어나다. 큐로CC는 지난해 매출 22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인수 첫해인 2018년 매출 103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또한 약 150억원 보유 중이다.
가장 최근 수도권 골프장 딜인 사우스스프링스CC는 1홀 당 95억6000만원에 가격이 책정되며 큐로CC의 인수가격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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