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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하원의원 “옛 러시아제국 땅, 크름과 통합할 때”
타우리다 강제병합 의도 드러내
러 매체 ‘포템킨 유산’강조 힘싣기
서방, 러 새 총사령관 잔혹성 우려
서방 안보당국 관계자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총괄 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파악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60·오른쪽) 남부 군관구 사령관이 지난달 17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영웅 칭호를 받은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드보르니코프 사령관과 관련한 인사를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서방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한 하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새롭게 점령한 지역을 병합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러시아제국 시절의 땅을 다시 가져오자는 얘기다.

핵심 도시로는 멜리토폴 등이 포함되는데 이를 크름(크림)반도와 통합하자는 것이어서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크름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미하일 셰리메트 러시아 히원의원은 이날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에 “러시아 제국의 일부분으로서 한 때 존재했던 타우리다 지방을 역사적 경계 안에서 복원해야 할 때가 왔다”며 “크름이 개발과 안보, 안정의 방호벽으로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우리다 지역엔 헤르손과 자포리지아의 일부와 멜리토폴이 포함돼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 내륙을 연결하는 길목이다.

이 하원의원은 “크름의 미래는 문화·경제적으로 헤르손과 자포리지아의 해방된 영토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크름은 남동지역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아노보스티는 이 기사에서 18세기 후반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 남동부 주요 지역을 합병하고 흑해 함대의 기반을 구축한 그레고리 포템킨 총독의 유산을 강조하며 이 의원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중부도시 드니프로의 공항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완전히 파괴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현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드니프로는 러시아군이 한 때 점령했다 철수한 지역이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드니프로 공항에 또 다른 공격이 있었고,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며 “공항과 주변 인프라가 파괴됐고, 로켓이 계속 날아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100만명 가량의 산업도시인 드니프로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제까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러시아군 공격의 새로운 전개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방 안보 관계자·외교관들은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총괄 사령관으로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60) 남부 군관구 사령관을 임명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총괄 사령관 임명 사실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서방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함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동부로 초점을 이동했는데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의 경력과 맞물려 러시아군이 더 잔혹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려고 파병한 러시아군의 초대사령관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이 자국민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혐의가 있는 분쟁에서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의 군대가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에 나와 “이 사령관은 시리아에서 민간인들에게 야만적 행위를 한 경력이 있어 우크라이나에서 이런 행위를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어떤 장군을 임명해도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실패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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