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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선 성공? 첫 극우 女대통령?…마크롱·르펜, 대선결선 진출
24일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 2~8%P 박빙
마크롱 “극우정권 막아달라” 호소
르펜 “反마크롱 동참을” 지지 촉구
중도·우파 진영 분열 초접전 양상
1차 투표율 74%…20년 만에 최저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치러진 10일(현지시간) 각각 1·2위를 차지하며 2주 뒤 결선 투표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수도 파리에 위치한 각자의 선거 운동 본부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AP]

1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현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각각 1,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재선 대통령 탄생한다. 반면, 올해로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르펜 후보가 설욕전에 성공한다면 그는 프랑스 첫 여성 대통령, 극우 대통령이 된다.

2주 앞으로 다가온 결선 투표에서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랑스의 향후 5년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결정할 프랑스 국민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 개표가 90% 진행된 현재 마크롱 대통령이 27.4%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 중이며, 그 뒤를 24.58%를 기록한 르펜 후보가 바짝 뒤쫓고 있다.

엘라브,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등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도 이날 오후 8시 사전 지정한 일부 투표소의 초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28.1~28.6%, 르펜 후보가 23.3~24.4% 득표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 후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투표에 기권해 극우 르펜에게 정권 넘어가지 않도록 도와달라 호소했다. 르펜 후보도 “조국이 다시 일어설 희망 보인다”며 “마크롱 선택하지 않은 모두가 동참해달라”며 지지를 촉구했다.

이대로면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에 이어 ‘리턴 매치’를 치르게 된다. 다만, 양상은 5년 전과 사뭇 다르다.

Ifop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49%의 르펜 후보를 힘겹게 이긴다고 예측했다. 오차 범위가 3%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승부를 알 수 없다는 의미다. 그나마 입소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54%로 46% 르펜 후보를 누른다고 예상했다.

5년 전 대선에서 33%포인트(마크롱 66%, 르펜 34%)나 차이 났던 것이 2~8%포인트로 좁혀졌다는 것은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선 뼈아플 수밖에 없다.

1차 투표 후 극우 후보가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는 공감대로 좌파 진영 후보들이 마크롱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중도 우파 진영의 분열로 셈법이 복잡해졌다.

20%가 넘는 득표율을 가져간 극좌 성향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가 5년 전과 달리 “르펜 후보를 절대 뽑아선 안된다”며 마크롱 대통령을 우회 지지한 것이 어떤 차이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여기에 야니크 자도 녹색당(EELV) 후보, 안 이달고 사회당(PS) 후보도 마크롱 대통령 편에 섰다.

정통 우파의 대표격인 공화당(LR)은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가 “르펜의 집권이 가져올 혼란을 막기 위해 양심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극우 성향의 에릭 시오티 하원의원은 2차 투표에서 르펜 후보를 뽑을 것이라 시사하며 분열했다. 나치 지배를 경험한 프랑스가 극우 성향의 대통령만큼은 배출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뭉치는 ‘공화국 전선’의 힘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7%에 육박한 득표율을 기록한 극우 성향의 제무르 후보는 “르펜 후보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마크롱 대통령보다 더 나은 선택지”라며 르펜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런 판세 속에 1차 투표에서 기권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표를 얼마나 많이 끌어올 지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선 1차 투표율 73~74% 안팎으로 2002년 71.6%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도 좌·우파 지지자들이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대신 기권하고, 극우 표심이 결집할 경우 르펜 후보가 승리하는 시나리오도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보고 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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