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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에디슨모터스에 “계약 해제”…향후 시나리오는? [비즈360]
쌍용차 ‘M&A를 위한 투자계약’ 해제 공시
새로운 인수자 물색…신속하게 재매각 추진
새주인 나타날지 미지수…“기업가치 달라졌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본관.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대금을 기한까지 내지 못하면서다. 쌍용차는 투자계약 해제를 공식화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투자계약 해제…잔금 예치의무 미이행=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예치시한인 지난 25일까지 잔여 인수대금 예치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 1월 10일 체결한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투자계약을 체결한 이후 인수인의 인수대금 완납을 전제로 회생채권 변제계획 및 주주의 권리변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지난 2월 25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내달 1일로 지정하고, 에디슨모터스에 관계인집회 개최일 5영업일 전인 지난 25일까지 인수대금 전액 납입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에디슨모터스는 앞서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납입 실패로 계약이 해제됐고,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상장유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을 요청했다. 하지만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에디슨모터스의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쌍용차는 “M&A 절차 공고 이전부터 이미 거래소 공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익히 알려졌던 사항으로 인수인이 이를 고려해 투자자 모집 등을 준비했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관계인집회 기일 연기요청을 수용하더라도 연장된 관계인 집회마저 무산될 경우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연기시 7월 1일)만 허비해 재매각 추진 등 새로운 회생방안을 모색할 기회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새우가 고래 품은 격…내부 반발 커=업계에서는 대금 미납도 문제지만 쌍용차 노조와 쌍용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에 의문을 표하면서 인수를 반대하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변제율이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이다. 회생계획안에는 회생채권 약 5470억원의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98.25%는 출자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쌍용차 조립라인 모습. [헤럴드DB]

상거래 채권단은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와 258개 업체가 서명한 에디슨모터스 인수 반대 동의서를 제출했다. 쌍용차 노조 역시 “에디슨모터스 자금 조달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전기차 관련 기술력도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23일 인수 반대 입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애초부터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은 지난 2020년 기준 897억원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쌍용차 매출은 2조9297억원에 달했다. 매출 규모가 3배 넘게 차이가 나 일각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품은 격’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에디슨모터스는 당장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납입한 305억원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에디슨모터스는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본입찰 당시 사모펀드 키스톤PE와 KCGI가 참여했지만, 두 사모펀드가 최종적으로 투자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인수한 관계사 에디슨EV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 인수자 찾을까?…청산 우려도=쌍용차는 다시 법원 허가를 받아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M&A 절차를 재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일 후보로는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와 인디EV 등이 거론된다.

특히 쌍용차는 지난해 6월 M&A 절차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면 경영상황이 현저히 개선된 만큼 희망을 갖는 분위기다. 개발 여부가 불확실했던 전기차 ‘J100’은 개발이 완료돼 6월 말 출시를 앞뒀고, 전기차 선도기업인 중국 BYD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내년 하반기에 ‘U100’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와의 반조립제품(CKD) 사업도 올해 1월 현지 공장이 착공됨으로써 내년부터 3만대 규모의 수출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 관리인은 “경영 여건 개선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증대시켜 보다 경쟁력 있는 인수자를 물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 재매각을 성사 시켜 이해관계자들의 불안 해소는 물론 장기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본입찰 당시에도 에디슨모터스가 사실상 유일한 입찰자였던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법원이 회생절차를 폐지하고, 쌍용차는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향후 진행 사항은 법원의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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