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쌀발효 적용으로 만든 제품들 [농촌진흥청 제공]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이 식량작물인 쌀을 활용한 식물성 발효 소재를 개발해 음료, 제과·제빵, 화장품까지 산업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특허출원 9건, 기술이전 6건, 사업화 10건 등 굵직한 성과도 내고 있다.
농진청은 대한민국 농업·농업인·농촌 관련된 과학기술의 연구개발과 보급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농촌지역의 진흥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18일 농진청에 따르면 농진청 수확후이용과 최혜선 연구사는 식량작물과 발효 균주의 융·복합 기능성을 강화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산업진흥 유공 및 대한민국 기술대상’ 산업기술진흥 유공 부문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기술대상은 산업기술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매해 주는 포상이다. 이 중 산업기술진흥 유공은 첨단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데 헌신한 기술인에게 수여한다.
최 연구사는 발효에 좋은 쌀 품종인 하이아미와 조은흑미 등 특수미와 라이신 생성에 좋은 토종 유산균을 더해 식물성 발효 소재를 만들었다. 이 토종 유산균은 기존 우유에서 발효한 것에 비해 장 건강 개선 효과와 생리활성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일반 우유 유산발효물에 비해 항산화 효과가 37배 높았고, 식이섬유는 22배 많았다. 면역 조절과 비만 개선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민간 기업 등 23곳에 이전해 음료, 빵,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데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허균과 국산콩을 이용한 청국장 제조세트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이 기술로 발생한 편익은 약 116억원으로 추산된다. 생산유발 효과는 65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267명이다. 식물성 유산균이 동물성 유산균을 대체할 경우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은 2020년부터 관련 기술이전 업체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운영, 토종 균주와 식량작물을 이용한 식물성 발효소재의 산업적 기반조성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쌀과 식물성 단백질, 토종 유산균을 접목한 식물성 발효 신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음료와 제과·제빵, 화장품으로 산업화를 확대해 ‘2020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세계 최초 고문헌에 수록된 별미장 복원·과학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일반 소비자가 장류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개발, 보급한 간편 발효세트는 생활 밀착형 기술로 인정받았다. 전통 발효식품 유래 유용 발효미생물을 찾아내 발효식품에 적용함으로써 수입 미생물 대체 효과를 거두고, 발효식품 종주국으로서 주권을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최 연구사는 “앞으로 우리기술로 농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만족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실용화 연구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숙 농진청 수확후이용과장도 “식량작물의 부가가치 향상 기술을 개발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국가산업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농업 분야 융·복합 기술개발을 위해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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