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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세 좌파 보리치, 칠레 최연소 대통령 취임 "새 장관 평균연령42세, 여성 과반"

[헤럴드경제] 가브리엘 보리치(36) 칠레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취임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발파라이소의 의사당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어깨띠를 넘겨받았다. 그는 "커다란 책임감을 느낀다"며 "미래를 위해, 우리나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 1986년생 밀레니얼 세대 보리치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캐주얼한 정장 차림으로 이날 취임식에 참석했다.

단순히 가장 젊다는 점 외에도 보리치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칠레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인물이다. 그는 1990년 민주 정부 회복 이후 중도좌파와 중도우파가 주로 집권해온 칠레에서 30여 년 만에 가장 왼쪽에 서 있는 대통령이기도 하다.

칠레대 재학 시절인 지난 2011년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칠레의 대규모 학생시위를 이끈 보리치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우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를 56%대 44%로 꺾고 당선했다.

지난 2019년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대규모 사회 불평등 시위를 계기로 칠레 사회에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변화를 향한 열망이 높아진 것이 젊은 좌파 지도자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칠레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정권(1973∼1990년)이 적극적으로 도입한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실험실이자 요람 같은 곳이었는데, 보리치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칠레를 신자유주의의 '무덤'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함께 취임한 새 내각도 대통령만큼이나 젊다. 새 장관들의 평균 연령은 42세이며, 여성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보리치 대통령과 함께 학생 시위를 이끈 카밀라 바예호, 피노체트 쿠데타로 축출된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손녀 마야 페르난데스 등도 입각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칠레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새 정부가 취임했으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의회가 좌우로 팽팽히 나뉘어 있어 중요 정책 추진에서 야당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에서 반(反)이민 정서 등을 자극한 극우 후보 카스트가 예상 밖 선전을 거뒀다는 점도 칠레 사회의 분열상을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와 고물가도 보리치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다. 당장 올해엔 새 헌법 국민투표를 순조롭게 치러야 한다.칠레에선 2019년 시위를 계기로 피노체트 시절 제정한 현행 헌법을 대체할 새 헌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제헌의회가 초안을 작성 중인데 올해 하반기에 새 헌법을 채택할지를 결정한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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