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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에서 ‘중공업’ 떼는 회사들…화려한 변신 가능할까 [비즈360]
두산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 변경 추진
3색 블록 제거한 새 CI 공개한 두산그룹
투자 지주사로 정체성 강화…‘HD현대’로 사명변경
분당두산타워 전경 [두산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중후장대 기업들의 사명에서 ‘중공업’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존의 주력 사업으로 분야를 국한하지 않고 확장 가능성과 가치를 담아내겠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사명을 내건 이들 기업은 미래 성장 동력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 재도약하는 두산그룹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외관 단장이다.

두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두산에너빌리티(Doosanenerbility)’라는 새 사명으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두산에너빌리티에 상표 및 도메인 출원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빌리티는 에너지(energy)와 가능성(ability)이 결합한 것으로, 새 사명에는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발전 사업을 발굴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화력·원자력 발전 설비와 담수플랜트 위주에서 신사업 강화 의지가 새 사명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산중공업 사명 변경은 22년 만이다. 두산중공업은 한라그룹 현대양행으로 1962년 출발한 후 주인과 사명이 바뀌며 부침을 겪어왔다. 1980년 대우그룹이 현대양행을 인수한 뒤 한국중공업으로 사명이 바뀌었으나 얼마 안 돼 대우가 사업권을 박탈당하면서 국영화됐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민영화가 결정됐고 2000년 12월 두산그룹에 넘어가면서 두산중공업이 됐다.

새 사명 변경은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사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두산 제공]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달 혁신 의지를 담은 새 CI를 공개하기도 했다. 기존의 3색 블록(쓰리스퀘어)을 제거하고 인간적이면서 신뢰를 준다는 의미에서 ‘인데버 블루(Endeavour Blue)’ 색을 새로 입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한다. 새 사명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체성인 ‘중공업’ 대신 에너지(Human Dynamics)와 꿈(Human Dreams)이 자리 잡았다.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 그룹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을 의결하고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한다.

현대중공업지주 역시 지속적으로 신사업 분야에 대해 투자해 왔다.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박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3월 한국투자공사(KIC)와 1조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투자전문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미래에셋그룹과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제공]

사명에 주력 사업보다는 가치를 담아내려는 분위기는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에 퍼져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현대오일뱅크도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사내에서 새 사명 공모를 하고 인기가 많은 사명을 제안한 임직원에게는 포상까지 마쳤다. ‘오일’을 떼거나 친환경 사업 의지를 담은 사명이 대거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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