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뒤 비행 재개…제작사 측과 보완 방안 협의
지난 1월 공군 스텔스 전투기 F-35A의 활주로 비상착륙 원인은 대형 독수리와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사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난 1월 공군 스텔스 전투기 F-35A의 활주로 비상착륙 원인은 독수리와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공군과 전문요원, 미국 정부, 공군, 그리고 제작사 록히드마틴 관계자 등 26명으로 꾸려진 한미 공동조사단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청주기지를 이륙한 F-35A는 공대지 사격임무를 위해 사격장을 진입하던 순간 약 330m 고도에서 좌측 공기흡입구에 독수리가 충돌했다.
이 독수리는 F-35A와 충돌한 뒤 흡입구와 무장적재실 사이 기체 격벽(차단벽)까지 뚫고 내부로 빨려 들어갔다.
당시 F-35A는 시속 900㎞로 빠르게 비행중이었는데 날개를 폈을 때 길이 3m, 무게 10㎏에 달하는 대형 독수리가 충돌하는 순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관계자는 “연료를 탑재해 20t이 넘는 항공기가 10kg 조류와 충돌하며 받는 충격량을 환산해보니 약 30t이었다”고 소개했다.
스텔스 기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전투기인 F-35A가 비행중 조류와 충돌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조사단은 충돌한 조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고 한다.
자칫 추락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독수리가 빨려 들어간 항공기 무장을 탑재하는 무장적재실은 내부 격벽에 랜딩기어(착륙장치) 작동 유압도관, 전원공급 배선 등이 배치돼 있다.
그런데 충돌 당시 무장적재실 내부 랜딩기어 작동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배선 등이 다수 파손되면서 조종·항법계통 성능 저하, 랜딩 기어 미작동 등 동시다발적 결함을 야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조종사인 배 모 소령은 항공기 결함을 인지한 직후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인구밀집지역을 회피해 서해상을 따라 비상착륙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던 상황에서 배 소령은 서해 해안선을 따라 공군 서산기지로 접근해 활주로에 동체착륙했다.
동체착륙은 비행기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어 비상착륙하는 방식이다.
공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조류충돌로 인해 손상된 점 이외에 항공기 결함이나 조종사 실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모든 조종사와 정비사를 대상으로 유사 상황 재발시 대응을 위해 조사 결과 전반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이달 둘째 주부터 비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F-35A 무장적재실 내 이물질로 인한 충격시 손상을 최소화하고, 유사시 랜딩기어 정상 작동과 보조 작동 시스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제작사 측과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F-35A는 최대 속도 마하 1.6, 전투행동반경 1093㎞로 1대당 가격은 1190억원에 달한다.
공군은 2018년 3월 1호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40여대 가량의 F-35A를 도입해 운용중이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