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매형 집서…2시간30분 허심탄회 대화

장제원·이태규가 ‘산파’…급박했던 尹·安 단일화 ‘막전막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윤석열·안철수 대선후보의 3일 단일화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윤 후보 측, 이 의원은 안 후보 측의 단일화 실무 일을 그간 도맡았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은 이날 이른 오전까지 급박히 이뤄졌다.

장 의원과 이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마지막 TV 토론회가 있던 전날 오후에 통화했다. 두 사람은 통화 중 “이제 마지막인데, 우리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오후 9시께 서울 모처에서 단 둘이 만나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정권교체라는 기치 아래 후보 간 회동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TV 토론회에 출연하는 두 사람의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토론 직후 회동 계획을 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윤 후보가 TV 토론회 이후 촬영을 하기 위해 있었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스튜디오를 찾아 후보 회동 계획을 전했다. 이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로 이동한 안 후보에게 회동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에 앞서 TV 토론회 직후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먼저 다가섰다는 말도 있다.

이후 윤·안 후보, 장·이 의원은 3일 0시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장 의원 매형집에 모여 회동했다.

양 측은 보안 유지를 위해 경호원 없이 이동했다. 장 의원의 매형은 카이스트 교수로, 안 후보가 과거 카이스트 교수로 근무할 때 함께 부부모임에 나설만큼 가까운 사이다.

양측은 2시간30분 가량 이야기를 했다. 서로가 그간의 선거 캠페인 소회를 전하고 정권교체의 필요성, 단일화 협상 중 쌓인 오해 해소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조건 없이 윤 후보를 지지키로 결정했다. 당대당 합당도 논의키로 합의했다.

안 후보가 지난달 27일 단일화 협상 결렬을 통보하기 전 양측 실무진이 교환한 여러 조건은 백지화하기로 했다. 다만 집권 시 인수위원회·통합정부 구성 등은 아직 살아있는 카드인 것으로 예측된다.

공동선언문은 장 의원과 이 의원이 이날 이른 오전 내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