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우려에 급등세 진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가 보유한 가상자산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비트코인 가격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트코인은 대러시아 경제 제재 가운데 가상자산이 대체 통화로 선호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며 급등했다. 특히 러시아 통화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러시아 루블화와 가상자산 간의 거래는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이후 두 배로 늘어나 하루 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 정부가 미국과 동맹국의 엄격한 제재에 맞서 자국민들이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거나 대외 부채를 상환하는 것을 금지하는 자본 통제를 도입한 상황에서 가상자산이 이러한 조치를 우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서방에서는 가상자산이 제재 회피에 이용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대러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고, 유럽연합(EU)도 디지털화폐가 제재 해결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도록 가상자산 규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에 러시아 이용자의 계정 동결을 요구했지만 크라켄, 바이낸스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 측은 그러한 조치가 가상자산의 정신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실제로 미국이 러시아의 가상자산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전통 시장이 혼란에 빠진 지금 당장은 가상자산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시장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그것이 그런 방향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진단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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