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내달 9일 대선 전까지 야권 단일화에 대한 노력보다 “윤석열 후보의 경쟁력이 충분하기에 당 내부에서는 정책과 비전 메시지에 집중하는 게 어떻냐는 분위기가 조금씩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안 한다, 한다의 문제보다는 단일화 했을 때 지지율 격차에 큰 변화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최종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단일화는 첫 번째로 선거에 필요한지 여부, 두 번째가 당위성이나 목표 외에 ‘어떻게’가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안 후보와 정치적 협상을 했던 많은 정치인이 있었지만 이 ‘어떻게’에서 가로막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는 협상을 이끄는 과정 전체를 말한다”라며 “이번 단일화 협상도 ‘어떻게’에서 순탄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예측을 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방식으로 제안한 여론조사가 논의됐는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논의가 없었다, 안 후보는 논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안 후보 측에서 2월 초·중순에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하면서 ‘최종적인 제안이 아니다’라고 귀뜸 해왔고 저희는 ‘받아줄 의사가 없다’고 이야기했기에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며 “(안 후보 측이 중시하는 조건이었다면) 여론을 설득해 가능하게 하고 협상 테이블에 끌어올렸어야지, 저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공동 인수위원회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2월 초에 합당 관련한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과 제가 나눈 대화가 공개됐는데, 합당 조건으로 통상 100석의 당이 3석의 당에게 파격 제안했던 것인데 그때도 무응답이었다”며 “이번에도 지지율 격차를 봤을 때 우리 후보가 굉장히 예우한 것이고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임에도 일정부분 합의했다가 나중에 파기한 것을 보면 국민의당에서 이것을 뛰어넘는 제안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그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전권 대리인은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전권 대리인도 아니고 그냥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나온 분이라면, 왜 투표용지 인쇄일 데드라인 시한을 앞두고 새벽까지 협상을 하나”라며 “전권 대리인이었기 때문에 두 분이 새벽까지 협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 측이 협상 과정을 공개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에는 “저와 이태규 본부장이 나눈 합당 제안도 이 본부장이 기자회견으로 다 공개해버렸다”며 “그것은 정당한 것이고 우리 후보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자체가, 국민의당은 본인들이 뭘 해도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 공방에 대해 이 대표는 “각자 어떤 입장으로 어떤 이야기했는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누구를 나쁜 사람으로 몰려는 것도 아니고, 모든 전모를 보면 국민들께서 누가 진정성이 있고 누가 덜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 후보 측의 ‘전권 대리인’으로 단일화 협상에 나선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윤핵관은 후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장 의원은 이번에 협상 책임을 맡은 것이고 저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 진행을 위해서는 안철수 후보가 신뢰하는 인사를 보내지 않았겠나”라며 “안 후보를 배려하기 위한 처사라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