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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엔 다음주 증시보다 30년 뒤 역사평가 중요”
‘러시아통’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 진단
“서방 공동 제재로도 푸틴 막지 못할 것”
푸틴 “현대러시아는 세계 최강국” 자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과 유럽 주요국 등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는 건 명확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을 막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를 꺾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시간으로 오전 5시50분 진행한 군사작전 발표 TV연설에서 “소련 붕괴 후 현대러시아는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부하며 우크라이나 돈바스에 대한 점유권을 주장했다.

푸틴의 사고방식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주(駐)러시아 미국대사 출신 마이클 맥폴은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푸틴은 다음주 러시아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 않고 제재로 피해를 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폴은 “그가 상관하는 건 30∼40년 뒤 역사책에 그가 어떻게 기술될 것인가”라면서 “적대적이고 잘못된 행위에는 응당 대응해야 하지만 그런 대응으로 그(푸틴)의 계산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면 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의 자칭 공화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병력을 진입시키겠다고 밝힌 러시아는 연이어 나온 서방의 제재에도 꿈쩍 않고 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對)러 제재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올라 미국 시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독일이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22일 자국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사업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3배로 치솟을 것이라고 비꼬면서 괘념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가 6000억달러가 넘는 외환을 쌓아놓았다는 점도 제재가 즉각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서방 당국자들과 전문가 상당수도 비슷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에드가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외교장관은 22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대러 제재로 러시아 경제발전이 저해될 수는 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걸 멈추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틴을 멈추기 위해 압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경제와 측근들을 더욱 많이, 강하게, 당장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러 제재의 선봉에 서 있는 미국과 영국 정치권 일각에서도 지금까지의 조처는 너무 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도 선제적이고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미 재무부 고위 관료 출신으로, 현재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브라이언 오툴은 NBC와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약한 초기 제재에 대해 “서방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조처를 내놓을 배짱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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