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69명↑, 600명 육박
“고위험군 치명률 독감 5배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이틀 17만명대를 기록했다.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2주 뒤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33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오미크론 치명률이 낮은 만큼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60세 이상은 3차 백신을 맞아도 그 치명률이 계절독감의 5배 이상이라고 지적한다. ▶관련기사 24·30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7만16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17만1452명)에 이어 연이틀 17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249만9188명으로 25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2월 초까지만 해도 인구 1000만명 이상 주요 국가 중 가장 적었던 우리나라는 지난 19일부터 인구 100만명당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가 됐다.
하지만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확진자가 1주 뒤 21만3332명, 대선이 치러지는 2주 뒤 33만4228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중증률과 사망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중환자·사망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69명 많은 581명이다. 병상가동률은 매일 같이 치솟아 23일 오후 5시 기준 39.1%로 곧 40%를 돌파할 전망이다. 사망자도 82명 발생해 지금까지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이가 7689명(치명률 0.31%)에 달한다. 그러나 당국은 전날 브리핑에서 “중장기적으로는 델타와 비교해 치명률이 상당히 낮은 오미크론이 확산한다는 점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오미크론 치명률은 0.08%다. 계절독감 치명률(0.05~0.1%)과 비슷하다. 그러나 위중증·치명률이 떨어졌다고 해도 발생 규모 자체가 크면 절대적인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은 3차 백신까지 맞아도 치명률이 0.5%로 계절독감의 5배가 넘는다. 접종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할 경우 백신 효과가 감소하는 것도 위험요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1~2주 내에 지난해 연말처럼 암담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만 5~11세 어린이에게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신규확진자 중 소아청소년 비중이 30%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0∼6세의 10만명당 발생률은 직전주 대비 2.2배(118.5명→265.2명)로 급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석 달여 만에 만 5~11세용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코미나티주 0.1㎎/mL) 사용을 허가했다. 이 백신은 미국, 영국, EU 등 해외 62개국에선 이미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성인용과 마찬가지로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한다. 구체적인 소아·청소년 접종 계획은 다음 달 발표된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