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24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정상적이지 않고 상식적이지 않다. 같이 가려는 사람을 비방하고 깔아뭉개서 누구도 얻을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기(이 대표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향한 비방)에 대한 지지자들의 피로감이 굉장히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그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이달 초 ‘안 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한 합당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이 대표 역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무슨 의도이고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태도는 적어도 작년에 진행되었던 합당 협상에서의 국민의당의 태도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아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합당에 진정성이 있으면 안 후보를 그렇게 욕하고 비방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왜) 입만 열면 안 후보를 비방하고 흑색선전을 하는가. 전당대회에서 (만든) 신선한 이미지, 좋은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직접 소통할 가능성에 대해선 “서로 모르는 관계가 아니니까 필요하면 연락은 할 수 있다”면서도 “연락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그걸 제가 판단할 수 없다”며 “후보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완주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후보 기조에 맞춰 선거 캠페인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은 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본부장이 밝힌 '합당 제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태규 총괄본부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2월 초 안철수 대선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이준석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상섭 기자]

다만, 이 본부장은 전날 안 후보와 통화한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주말 중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만남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생뚱맞은 보도”라며 “제가 확인한 내용은 이렇다. (안 후보가) 고등학교 동창 친한 분이 전화하셔서 받았더니 그분이 서 의원을 바꿔줬다”고 말했다.

이어 “(서 의원이) 만나자고 하는데 정치인이 ‘내가 왜 당신을 봅니까’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안 후보를 비롯한 제3지대 대선후보들에게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만약 후보께서 필요하다면 입장표명하겠지만 보편적으로 한국정치가 바뀌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으로 가야 되기 때문에 부정할 이유는 없다”며 “연대나 단일화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여러 분들이 우리 당에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분들을 통해서 접촉을 시도했다”며 “후보나 당 차원의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