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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공 승인한 푸틴 ‘돈바스 통째 접수’ 속내 드러내
회견서 ‘돈바스 우리땅’ 주장 인정
마리우폴 진군땐 전면전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군대를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자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루간스크주(州)에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 당장 그곳으로 간다고 말한 건 아니다. 현지 상황에 달렸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 상원이 만장일치로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해외 파병안을 승인한 뒤 나온 발언이다.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군의 움직임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평가하고 강력한 제재를 발표했지만, 푸틴 대통령과 측근은 아랑곳하지 않고 숨고르기를 하며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는 전략을 쓰는 걸로 풀이된다. 심지어 그는 돈바스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도네츠크·루간스크주를 넘어서는 땅까지 접수하려는 의중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상원의 파병안 승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떤가?”라며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공화국(DPR)·루간스크공화국(LPR)과 맺은 새로운 조약을 거론, “러시아는 그들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DPR·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국방부엔 평화유지군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이들 지도자와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맺었다. 조약에 따르면 러시아가 국경 수비를 지원하고, 군사기지건설도 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은 “군대가 곧 투입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가능한 행동의 구체적인 구상을 예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서방국은 러시아 군대가 이미 돈바스에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DPR·LPR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걸 인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DPR·LPR가 현재 점유하고 있는 면적보다 3배 넓어지게 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할하는 지역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조프해 북쪽 연안의 칼마우스강 하구에 있는 주요 중공업 도시 마리우폴까지 들어가 전면적 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모든 징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계속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진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 체결된 민스크 협정을 언급, “협정은 어제 돈바스 공화국 독립 승인 오래 전에 사멸했다”며 평화를 위한 노력의 실패를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해법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야망을 포기하고 중립국으로 남는 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롭게 함께 살기 위해선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일부라는 걸 우크라이나가 인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시 진행한 국민투표 결과를 승인하라는 요구다. 유엔은 이 국민투표가 합법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바 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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