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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돈바스에 군사기지 건설 가능”…병력 영구 주둔 길 열렸다
러-親러 돈바스 분리주의 공화국 우호조약서에 포함
22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 분리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도심에 탱크 한 대가 기동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병력을 진입시킨 가운데, 병력을 해당 지역에 영구 주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체결한 우조 조약에 러시아가 이 공화국들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뒤 두 공화국 지도자와 맺은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조약에는 러시아와 두 돈바스 공화국이 공동으로 서로의 국경을 방어하고, 상대국에 군사기지와 군사인프라를 건설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나눠 갖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양측은 현재의 국경에 기반한 각 국가의 영토적 통합성을 존중하고 이의 훼손 불가능성을 인정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다.

10년 기간으로 체결된 조약은 양측의 이의가 없으면 5년마다 자동으로 연장된다.

두 공화국 의회는 이날 오전 각각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조약을 비준했다. 러시아 의회도 이날 조약 비준을 심의할 예정이다.

양측의 비준서 교환과 함께 조약이 발효하면 러시아는 두 공화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고, 공화국 반군들과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상대로 전투를 할 수 있는 합법적 권리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전날 DPR,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뒤 러시아와 이 공화국들 간 우호조약이 발효하기 전까지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자국 국방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조만간 돈바스 공화국들로 평화유지군 명목의 군대를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두 분리주의 공화국이 독립을 선포한 2014년 이후 이미 러시아가 분리주의 공화국들을 경제·군사적으로 지원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동안은 돈바스 분쟁을 전적으로 우크라이나 내부 문제라고 강조하며 러시아가 반군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해왔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는 아직 돈바스 공화국들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조약이 이를 허용하는 만큼 필요할 경우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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