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운·인플레 우려
친환경보다 자원안보 집중
미·중 정책 전환 호재 작용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미국의 석유기업들인 이른바 ‘빅오일’의 곳간이 두둑해졌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역대급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에 나선다.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빅오일로 꼽히는 엑손모빌, 쉐브론, 셸 등 7개 정유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에 38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빅오일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면서 풍족해진 주머니로 210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던 2014년의 두배에 가까운 규모다.
최근 국제유가는 최고가를 매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91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말 70달러 초반에서 머물다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면서 올해 두달 사이에만 30% 가까이 급등했다.
유가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WTI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니아 침공을 본격화할 경우 유가는 더욱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셸은 자사주 매입에만 120억달러를 투입한다. 셸은 올해 상반기에만 85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쉐브론은 지난해 14억달러 자사주 매입에 이어 올해도 30억달러에서 5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기존 친환경 정책 기조를 완화하는 것도 향후 정유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휘발유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급진적으로 추진된 친환경 정책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작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에너지 기업을 방문해 가격 안정을 강조하는 등 친환경 정책 속도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박이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