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아무리 정치가 매정해도, 그런 상황 속에서 고인의 유지를 (대선)완주 근거로 삼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완전히 수습되지 않았는데, 돌아가신 분의 유지를 근거로 선거를 지속한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발언은 할 수 있는 지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보도를 보니 돌아가신 기사분의 가족이 안철수 대표의 발인식 참석을 반려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불행한 산업재해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지병을 앓으셨던 것도 아니었고 인재(人災)였다"며 "오늘은 사고 가능성을 보고했다가 묵살 당했다는 국민의당 청년 당원의 제보도 보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해당 안전사고로 돌아가신 분을 일관되게 추모한다"며 "아직 깨어나지 못한 분과 아직 PTSD로 힘들어하시는 더 많은 분들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보수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한 일을 놓고는 "단일화 제안을 하다가 갑자기 또 완주 선언을 하셨으면 그 조변석개(朝令暮改)하는 입장 변화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고인이나 이준석에게 그 답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국민의당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질 책임이 많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방송 '시사진단'에선 "웬만하면 조문과 관련해 비판은 안 하는 데 그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국민의당 측에서는 고인 유지를 받들어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게 말이 안 되는 게 고인의 유지가, 고인이 갑자기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는가. 그러면 국민의당의 유세차를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놓고 가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앞서 안 후보는 유세차에서 사망한 손평오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 선거대책위원장 영결식에서 "저 안철수, 어떤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 손 동지의 뜻을 받들겠다"며 "결코 굽히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이게 참 비판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을 국민이 잘 알고 있다"며 "여기서 그분을 핑계 삼아 그분의 유지를 받든다는 취지로 이 판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비판하지는 않겠지만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신나리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은 이에 "갑작스럽게 황망한 죽음을 맞은 분은 유지도 없다는 이 대표의 발언은 심각한 사자 명예훼손"이라며 "유족의 증언에 따르면 고 손 지역위원장님은 사망 당일에도 안 후보의 선거(운동원)복을 입고 기뻐하셨다고 한다"고 했다.

또 "아무리 정치가 비정하나 인간적 도리를 벗어나는 것은 금수와 다를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