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은 14일 국가정보원이 모든 활동이 담긴 주 서버를 교체하기로 했다며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지원 국정원장이 이끄는 국정원이 민감한 시기에 50여억원 예산을 들여 메인 서버를 교체한다고 한다"며 "국가 안보와 관련한 숱한 기밀자료를 갖는 국정원, 대통령 임기를 불과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기에 메인 서버를 교체하는 것은 초유의 일일뿐더러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어 "서둘러 서버를 교체해야 할 이유라도 있는가. 행여 정권교체라도 되면 드러나선 안 될 사실을 감추려고 함은 아니냐"고 추궁했다.

황 대변인은 "국정원은 단순히 '서버가 느리다'는 이유를 댔지만, 그게 진짜 이유라면 후임 정부가 판단한 일이며 무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의 메인 서버에는 예산, 인사, 대내외 활동 보고서 등 국정원의 모든 활동이 저장된다"며 "문재인 정권 들어 있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내용과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한 첩보와 동향 등 차기 정부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것들도 수두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당연히 보존돼 차기 정부가 각종 업무를 하는 데 적의 활용돼야 한다"며 "국정원은 기계를 모두 바꾸며 새 서버로 자료를 이관한다지만, 국민은 이 과정에서 취사선택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자료의 인멸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대변인은 "박 원장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정치 거리두기'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불과 얼마 뒤 조성은 씨와의 정치공작 의혹이 제기돼 진정성이 퇴색됐다. 오비이락처럼 등장한 이번 국정원의 메인 서버 교체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는 "국정원은 국민의힘의 지적에 '자료가 그대로 남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굳이 지금 메인서버를 강행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는 더욱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