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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셋 공약’ 약발…李-40대·경기 vs 尹-20대·서울 우세
전통적 정치분석 힘 못쓰는 선거
이대남, 여가부 폐지 공략에 ‘尹쏠림’
이념성향 보다는 정치 효능감이 중요
40대, 86세대보다 더 강한 진보색채
민주당 떠받치는 강력한 지지층으로
경기·인천, 도정 실적 바탕 李에 점수
서울에선 오차범위 밖 尹후보가 앞서
보수텃밭 TK, 李 고향표심으로 20%대
진보성지 호남, 尹 20대 지지세로 선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발언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요구’가 정국에 새로운 ‘폭풍’을 몰고 왔지만, 지금까지의 대선 판세는 보수-진보의 ‘거대 담론’보다는 성·연령·지역 등 세분화된 지지층을 조준한 ‘미시 정책’이 큰 영향을 끼쳐왔다. 역대 대선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념과 정당에 대한 집단적 결속감이나 일체감만큼이나 개개인이 느끼는 ‘정치적 효능감’이 유권자들에게 과거보다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등장한 것이다. ‘나를 위해 이재명’이나 ‘국민이 키운 윤석열’ 등 각 후보 진영의 슬로건도 ‘정치 효능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층의 정치 성향 세분화 추세와 이를 조준 공략하는 각 후보들의 캠페인 효과가 확인된다.

▶尹으로 기운 ‘20대 보수’= 한국갤럽이 지난 12월 첫째주부터 갤럽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6차례의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 3.1%포인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이번 대선만의 특징은 20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대에서 12월 첫주 22%의 지지를 받았으나 1월 첫주에는 지지율이 10%로 줄었고, 1월 네째주에는 지지율이 31%로 껑충 뛰었다. 조사 때마다 20대는 지지강도가 파격적인만큼 지지철회도 빨랐다. 이에 비해 20대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은 선거가 임박할 수록 떨어져 1월 네째주 14%로 낮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불과 한달사이 오차범위를 한참 벗어난 수준으로 급등한 데에는 소위 ‘조준 공약’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뒤 첫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글자 공약을 지난 1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에 반색한 세대는 ‘이대남(20대 남성)’이다. 민주당 측은 ‘성별 갈라치기’라며 비판에 나섰지만, 결과만을 놓고보면 ‘여가부 폐지’는 20대 다수를 윤 후보 지지층으로 끌어온 계기가 됐다. 20대 여성의 절반가량도 ‘여가부 폐지’에 찬성한다는 주장도 있다.

▶李에 애착 ‘영 포티’=40대는 이 후보 지지율을 떠받치는 가장 강력한 세대다. 소위 ‘86세대’보다도 더 진보적 색채를 띄는 것으로 평가되는 40대는 90년대 학번, 70년대생으로 ‘97세대’로도 명명된다. 갤럽 조사에서 4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46%~57%로 집계됐는데, 이는 연령대별 분류에서 이 후보 지지세가 가장 높다. 40대는 지난해 실시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을 가장 강하게 지지했던 세대로 기억돼 있다.

이 후보가 내놓은 ‘탈모공약’ 역시 30대~40대 남성 유권자층이 주요 타깃이었다. 탈모공약이 이 후보 지지율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통계로 확인은 되지 않는다. 다만 남성 탈모의 경우 통상 20대 후반에 시작돼 30대에 진행되고 40대 이후에도 치료비 지출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대표는 40대가 가진 세대 특성에 대해 “문화적으로 자유로워진 90년대를 살았기 때문에 보수 정당에 문화적 거부감이 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이재명 vs 서울 윤석열=지역별로 분석하면 이 후보의 핵심 지지군은 경기·인천으로 분류되고 윤 후보의 지지층은 서울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서울과 경기를 합쳐 수도권으로 분류해오던 구분법과는 다른 이번 대선의 현상이다. 갤럽의 6차례 조사 가운데 서울에서 윤 후보가 앞선 사례는 4번이었다. 윤 후보의 전국 평균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1월 1주~2주 여론조사 2차례를 제외하면 서울지역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오차 범위 밖에서 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의 경기·인천 지역 지지율도 비교적 탄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갤럽의 6회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경기·인천지역에서 모두 윤 후보에 지지율 우위를 보였다. 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면서 이 후보가 쌓은 최대 지역적 정치 자산이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인구 구성으로 보면 서울은 950만, 경기도는 1300만 안팎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윤 후보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특이한 점은 윤 후보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하락 반전했던 1월 첫째주와 둘째주에도 대구·경북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40%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도리어 이 후보의 지지율이 20%대에서 10%대로 떨어졌다. 이는 국민의힘 당내 분란이 생겼던 1월초·중순, 대구·경북에선 윤 후보를 향한 ‘역결집’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대구·경북에서 20% 안팎이 나오는 것은 이 후보의 고향이 경북 안동이란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갤럽이 실시한 광주·전라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한자리대다. 다만 다른 조사에선 윤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는 수준인 것으로 집계된 조사도 있다. 특히 민주당에 부채감이 적은 20대 젊은 층에서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이 ‘호남에서도 해볼만 하다’고 판단하는 근거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로 올린다’고 남기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0대는 지역보다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전국망”이라 분석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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