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이 1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차준환(고려대)이 발자취는 그대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다. 2022년 겨울 베이징에서도 그는 또 하나의 빛나는 흔적을 남겼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이 한국 피겨 남자싱글 사상 최초로 올림픽 톱5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9.51점을 합한 최종 총점 282.38점을 받은 차준환은 네이선 첸(미국·332.60점),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293.00점), 하뉴 유즈루(283.21점·이상 일본)에 이어 5위 자리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 톱5에 오른 건 '피겨여왕' 김연아(2010 밴쿠버 금, 2014 소치 은)에 이어 차준환이 처음이다. 종전 남자 선수 최고 순위는 차준환이 평창 올림픽서 기록한 15위다. 차준환은 또 총점에서 개인 최고점(273.22점)도 가볍게 갈아치웠다.

차준환이 1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연합]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에 오른 차준환은 24명의 출전 선수 중 21번째로 은반에 올랐다.

푸치니의 투란도트(Turandot)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한 차준환은 그러나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졌다.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나왔고 수행점수(GOE) 3.80점이 깎였다.

하지만 차준환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두번째 점프 과제이자 필살기인 쿼드러플 살코를 클린 처리하며 호흡을 가다듬은 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스텝 시퀀스 모두 레벨4를 받았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 처리한 차준환은 후반부 들어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해 GOE 1.94점을 챙겼고,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하게 소화했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도 성공한 차준환은 코레오 시퀀스(레벨1)와 체인지 풋 싯 스핀(레벨4),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3)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뒤 활짝 웃었다.

차준환이 1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연합]

차준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첫번째 점프에서 실수해 좀 아쉬움이 남는다. 연습 때도 컨디션이 잘 올라왔고 성공시켰던 점프라 더 아쉬웠다. 하지만 남은 연기요소를 잘 수행하고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통해 평창 올림픽 때보다 발전했다는 걸 느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 보완해서 더욱 발전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며 두번째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