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EPA,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두고 같은 날 각각 독일·프랑스 정상과 만나 날선 외교전(戰)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숄츠 총리와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대한 공조 강화를 재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저지하는 단합된 접근이 오늘 만남의 가장 중요한 주제”라며 “외교적 해법이 최선이지만, 끝내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경우 나토 동맹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국은 러시아의 침략 시 신속하고 혹독한 후과를 치르도록 강력한 제재를 내리는 데에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노르트스트림-2(Nord Stream-2, 러·독 직접 연결 가스관 사업)’ 중단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숄츠 총리도 “우리는 전적으로 단합해 함께 행동하고 있다. 러시아에 매우 힘들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회담에 앞서 숄츠 총리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노르트스트림-2와 관련해 “유럽의 에너지 자주권과 가스 수송에 관해 미국 정부와 매우 명백한 합의를 했다”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동맹과 함께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독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바라보고 있다. [AP]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 탓에 동맹의 ‘약한 고리’로 평가됐던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미국과 함께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크렘린에서 5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 ‘나토 동진(東進)’이 유럽 대륙에 전쟁을 부를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나토 확장 금지를 포함한 러시아의 안보 보장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유럽 대륙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승자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을 거론하는 한편, 외교적 해결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과 우리 모두에게 맞는 타협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많은 제안이 현실적이며, 몇몇 제안은 진전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크렘린에서 열린 러·프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손짓을 하며 말하고 있다. [로이터]

‘중재자’를 자처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연쇄 방문길에 올랐던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의 개방성은 핵심 가치”라면서도 “러시아 측에 구체적인 안보 보장안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