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산업부는 군 부대 조리 과정에서 단순 반복되는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시범보급사업을 진행중이다. 조리병이 화상 위험과 고강도 반복 노동 우려가 있는 국과 탕 조리 과정에서 조리삽을 이용하던 모습(왼쪽)과 국·탕용 직교로봇으로 대체된 모습.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군 취사장하면 떠오르던 조리삽이 사라지고 조만간 로봇 조리병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군 조리로봇을 시범운영중인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28연대를 찾아 현황을 점검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서는 훈련소 식당에 배치된 조리로봇의 조리 과정 시연에 이어 조리로봇이 만든 음식 시식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조리병이 재료를 용기에 담아 놓자 튀김 조리로봇이 이를 기름에 옮겨 넣고 조리된 음식이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배출되는 과정이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밥을 짓는 과정에서도 쌀 씻는 단계가 자동화 설비로 대체됐고 고속으로 씻긴 쌀은 적정량의 물과 자동 계량돼 솥에 담겼다.

특히 볶음과 국, 탕을 요리할 때는 이전까지 대량의 음식을 조리하기 위한 조리삽이 사라지고 조리병이 재료만 투입하면 로봇이 재료를 섞는 절차로 간편화됐다.

국방부와 산업부가 작년 8월 방위산업발전협의회에서 발표한 ‘로봇 활용 표준공정모델의 국방분야 적용방안’ 시범보급사업 현장의 모습이었다.

해당 사업은 조리병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튀김과 볶음, 국·탕, 그리고 밥짓기 등 4개 작업에서 로봇활용 표준모델을 개발해 보급하는 사업이다.

조리병의 안전사고 등 위험을 줄이고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군 조리실에 로봇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작년 9월부터 이달 말까지 6개월간 진행중이다.

이날 서 장관과 문 장관의 현장 방문은 작년 11월 훈련소에 설치돼 시범운영중인 로봇과 자동화 설비 현황 점검을 위해 마련됐다.

국방부와 산업부는 조리로봇 보급을 통해 조리병의 화상사고와 대량작업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 등을 줄이고 조리과정 표준화를 통해 급식 품질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단순하고 반복되는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함으로써 조리병의 업무 만족도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은 “군 조리로봇 시범보급 사업은 급식 질 개선과 조리병 업무부담 경감, 안전사고 예방 등 다양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상용로봇의 소요 발굴과 가늠터(Test-bed) 제공 등을 통해 민간 로봇산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시범보급사업 결과를 토대로 야전 등 군 급식시설에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문 장관은 “시범보급 사업은 조리로봇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대가 예상되는 국방분야 로봇화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며 로봇과 함께 하는 더 스마트하고 더 안전한 병영을 향한 의미 있는 시작”이라면서 “앞으로도 국방의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활용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와 산업부는 이날 오후 방위산업발전협의회도 갖고 민군 협력을 통한 국방분야의 로봇 활용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